[살며 생각하며] 서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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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서툰 여행

웹마스터

김희식

(주)건축사무소 광장 상무



지난 해 사용 못한 연차 휴가로 하와이에 다녀왔습니다. LA까지는 빠듯한 일정이라 비교적 가까운 하와이

주 오하우섬을 택했습니다. 오하후섬 남북을 횡단, 중간중간 쉬면서 바다수영, 일광욕이나 해 보리라 맘먹고 떠났습니다.


일 년 내내 북적이는 하와이에도 성수기와 비성수기가 있답니다. 진짜 성수기는 11~3월 사이. 추위를 피해 북미대륙에서 몰려오는 관광객을 비롯하여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찿아오는 관광객으로 차고 넘쳐나기 때문이죠. 해질녁, 와이키키비치 백사장이 인파로 가득합니다. 


금번 여정은 겨울 성수기 시즌, 만만치 않은 항공료 부담도 줄일 겸, 가성비 좋다는 하이브리드 저비용항공사(LCC)를 선택했습니다. 미국 내 LA에서도 중·동부지역으로 왕래할 경우, 스피릿, 프론티어, 아벨로등 꽤 여러 LCC항공을 이용했었지만, 서울-호놀룰루 같은 장거리 LCC 탑승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인천-호놀룰루 구간은 에어프레미아, 호놀룰루-인천 구간은 짚에어(ZIP AIR, 일본항공 자회사)를 이용했습니다. 양사 모두 ‘하이브리드 LCC’ 항공사를 표방하기도 해서 '레귤러 국적기 항공이나 단거리 LCC항공과는 어떤 점이 다를까' 하는 호기심도 있었습니다.


밤 10시30분에 출발한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사전 기내식 예약 없이 2번의 기내식을 제공하기도 해서 별 불편 없이 목적지에 도착을 했습니다. 단, 이륙 후 기내식을 받기까지 꽤 오래 기다려야 했던 점, 식사 전 제공되면 좋았을 음료가 식후에 등장한 점은 다소 어색하기도 했죠. 서울 귀경길에 탑승한

짚에어에서 당혹했던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짚에어는 무료 아닌 유료 기내식이었죠(하이브리드가 무색한) 더군다나 기내식 사전예약을 못 한 승객은 자칫하면 목적지까지 소요되는 9시간 동안 허기를 견딜 수밖에 없는 지경이 되겠더군요. 기내에서 Off-Line으로도 식음료를 구매할 수 있었던 그간의 미국 등지에서의 LCC 경험만 믿고 온라인 사전예약을 안 한 실수를 한거지요. 


다행히 기내 앞좌석에 붙어 있는 QR코드 스티커를 이용해 신라면과 맥주 한 캔을 어렵사리 주문했죠. 문제는 승무원이 가져온 신라면 컵에 담긴 뜨거운 물이 부족하여 먹기 불편할 정도로 매우 짠 맛이었습니다. 추가로 뜨거운 물을 요청했습니다만, 웬걸 컵 안의 라면이 잠길 만큼만 물을 따라주는 것이 기내 안전 메뉴얼이라는 겁니다. 업무수칙을 어길 수 없으므로 추가로 물을 줄 수 없다는 거지요. 하이브리드를 내세운 항공사의 선전이 무색하고 말았습니다. 


지정된 좌석으로 돌아와 개운치 않은 기분 원인이 세 가지로 다가왔습니다. (1)기내 서비스를 재화(財貨)로 환산하든지, 가성비를 따지려면 좀 더 치밀하게 항공권 구매 전, 자세한 서비스 조건을 따져보지 않았음. (2)승무원은 업무 매뉴얼에 충실했을 뿐, 불쾌하게 생각 할 일은 아님. (3)아직도 업무 외 랩탑, 스마트폰 사용이나 각종 기계와의 대화를 귀찮아 하는 것이 원인 유발임 이라고요. 


요즘 세태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용어들이 있습니다. 챗GPT AI(상호 대화용 인공지능)도 그 중 일부입니다. 챗GPT 전문가의 글 입니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올지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확실한 점은 챗GPT AI가 특별한 기계에 의존하던 사람과 기계 사이의 상호작용(Human-Machine Interaction)을 사람과 사람사이의 대화(Dialogue)로 바꿔 놓을 것이라는 점이다. 챗GPT를 어떻게 보는 것이 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될까? 아는 것은 많지만 덜 똑똑한 신입비서라고 보면 될 것 같다. AI는 천재들만 다루는 분야가 아니라는 점이다. 미적분 잘하는 천재들만 AI를 만들고 쓰는 건 아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관심분야에서 적용하고 활용할 수있다. 진정한 AI는 그 모델을 잘 만드는 것보다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가 더 중요하다. 따라서 챗GPT를 활용하면서 각자의 생각을 다듬는 데는 천재가 아니어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AI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세 가지를 요약해 본다면 첫째, 변화를 외면하거나 피하는 태도로 대하지 말 것. 둘째, 지금 바로 눈앞에서 시작할 것, 셋째, 작은 것을 통해서 큰 것을 보도록 노력할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유로워질 것. 그래서 AI, 챗GPT를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편하게 대할 것.”(이현욱·이상헌著, 챗GPT 완벽가이드, 2023).


아무튼 이번 서툰 여행을 통하여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學而不思崱罔 思而不學崱殆: 배우는 것에 집중하고 생각이 부족하면 망치고, 생각만 앞서고 배움이 부족하면 위태로워진다’라는 ‘논어-위정'편에 나오는 옛 말이 실감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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