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예약 대란’ 영유아 검진도 건너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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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예약 대란’ 영유아 검진도 건너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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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의 병원 예약 대란으로 영·유아 상당수가 제때 필요한 건강검진을 받지 못하고 있다. /NBC 화면 캡처 



가주 5세 이하 예방 접종 전국 46위 

'생후 15개월내 권장검진' 누락 60%

메디캘 받는 소아과 태부족도 원인  


캘리포니아 병원들의 예약 대란으로 인해 많은 영·유아들이 필수 건강검진까지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캘리포니아 ·유아 10명 중 6명 이상이 완전한 예방접종을 받지 못해 전염 가능한 질병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아과 건강 검진 예약이 ‘하늘에 별 따기’ 인 데다 차량 없는 저소득층 가정의 교통 문제, 직장인 학부모 휴가 사용 등이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2022년 연방 아동건강조사(NSCH)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는 어린이의 97%가 건강보험에 가입된 반면 5세 이하 어린이들의 예방접종에 대해 미 전역 50개 주에서 46위를 차지했다. 비영리 옹호단체인 '칠드런나우(Children Now)'는 아동 건강보험 보장 측면에서 A등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동 건강검진 접근성에 대해 D등급을 매긴 부분과 일맥상통 한다. 


5세 이하 어린이 140만 명을 포함해 캘리포니아 어린이 대다수는 이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한 메디캘(Medi-Cal) 보험에 의존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보건당국(DHCS)은 어린이들의 건강검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지 않은 소아과에게 지불금을 대폭 인상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심각한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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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메디캘 데이터(2021년)와 보건 전문가에 따르면, 영아의 60%는 생후 첫 15개월 동안 권장되는 건강검진을 받지 못했다. 흑인 영아의 경우 무려 75%에 달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2세 영·유아의 65%는 예방접종을 완전히 받지 않아 홍역과 백일해 등 예방 가능한 질병에 취약한 상태다. 아울러, 어린이의 71%는 첫 3년 동안 정기적인 발달검사를 제 때 받지 못했는데 발달장애 또는 행동장애가 있는 어린이 중 절반 미만이 유치원 다닐 무렵에 발견돼 조기치료를 놓치게 됐다. 


LA한인타운 김규현 소아과(Kyu Hyun Kim M.D. Ing)의 민디 송 이사는 2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0~4세 유아의 경우 건강검진 및 예방접종 시기를 놓칠 경우 홍역, 볼거리, 풍진, 파상풍, 백일해, 폐렴, 뇌수막염, 수두 등의 전염병에 노출되기 쉽다”며 “나이에 맞춰 제 때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캘리포니아 어린이 예방 접종 비율이 낮은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특히 외곽 지역에서는 메디캘 보험환자를 받는 소아과 의사가 턱없이 부족하며, 차량이 없는 가정의 병원방문에 대한 교통 문제 및 자녀 병원 방문을 위한 직장인 학부모 휴가 사용의 어려움, 메디캘 보험 환자에 대한 부당한 의료비 청구 관행 등에 기인한다. 비영리단체인 캘리포니아헬스케어재단(CHCF)에 따르면, 약 1100만 명의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소아과 의사를 찾기 어려운 1차 진료 부족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송 이사는 “메디캘 보험에 가입한 한인 학부모들의 경우 자녀가 아프거나 급할 때 주치의에게 예약하기 힘들어 워크인으로 방문하는 경우가 잦다”며 “하지만 메디캘 보험을 비롯해 모든 보험들은 일년에 한 번 피검사를 포함한 기본 건강검진을 코페이나 디덕터블 등의 본인 부담금 없이 커버되기 때문에 예약하고 진행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감사 보고서(2022년)에 따르면, 매디캘 보험 가입 아동 중 42%만이 권장 예방접종을 받았으며,  매년 평균 290만 명의 어린이가 제대로 된 검사를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영아의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하다. 매디캘 보험에 가입한 1세 영아의 60%와 2세의 73%가 필요한 예방접종을 받지 못했다. 


우미정 기자 mwoo@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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