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의사들의 집단 휴폐업 사태가 한국사회를 흔들고 있다. 의사들의 파업을 두려워한 과거 정부들이 미루고 미루었던 의대 정원 확대를 정부가 시행했다. 이에 반발한 의사들이 파업 중이다. 환자들의 고통과 생명을 담보로 정부와 싸우는 의사 선생님들이 우리를 놀라게 한다. 그 의사 선생님들은 생명을 다루기에 히포크라테스 선서로 널리 알려진 제네바 선언을 한단다.  

선서 내용이다. '나는 인류에 봉사하는 데 내 일생을 바칠 것을 엄숙히 맹세한다. 나는 마땅히 나의 스승에게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나는 양심과 위엄을 가지고 의료직을 수행한다. 나는 환자의 건강을 최우선하여 고려할 것이다. 나는 알게 된 환자의 비밀을 환자가 사망한 이후에라도 누설하지 않는다. 나는 나의 능력이 허락하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의료직의 명예와 위엄 있는 전통을 지킨다. 동료는 나의 형제며, 자매다. 나는 환자를 위해 내 의무를 다하는 데 있어 나이, 질병, 장애, 교리, 인종, 성별, 국적, 정당, 종족, 성적 성향, 사회적 지위 등에 따른 차별을 하지 않는다. 나는 위협을 받더라도 인간의 생명을 그 시작에서부터 최대한 존중하며, 인류를 위한 법칙에 반하여 나의 의학지식을 사용하지 않는다. 나는 이 모든 약속을 나의 명예를 걸고 자유의지로서 엄숙히 서약한다.' 그렇다! 의사는 명예를 걸고 엄숙히 서약한다.

이 엄숙한 선서를 하고 생명을 돌보는 의사들의 파업 시위는 어색하기 짝이 없다. 의대를 늘리고, 의사를 더 많이 양성하겠다는 정부 방안에 반대의견도 파업도 이해하기 어렵다. 비록 그들이 우려하는 의료교육 질 저하, 의료기술의 저하, 그리고 이어지는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 등등이 옳다고 해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의사들의 파업은 과도한 제 밥그릇 지키기다.

물론 이익집단의 활동은 헌법상 보장된 권한이다.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이익집단의 행동양식과 의견표출 방법은 집단의 윤리수준과 연동된다. 요컨대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의사들의 윤리와 의식이 담겨 있다는 말이다. 국민의 안녕, 건강 그리고 생명을 담보로 자신들의 밥그릇을 위해 파업하는 것은 사회 지도층으로 호의호식하는 의사들의 만행이다.

의사들 나름대로 고민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모르는 속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 밥그릇을 챙기려고 질환으로 고통받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환자들과 보호자의 고통을 담보로 이익을 챙기려는 의사들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들이 받는 고액의 연봉과 그들이 누리는 사회적 위치가 아깝다. 

대표적인 집단이기주의 행태가 '님비(Not In My Back Yard)와 핌피(Please in my front yard)'다. '님비'는 필요하지만 이기심 때문에 자기 지역에 오는 것을 반대하는 집단행동이고 '핌피'는 유익한 시설과 산업을 이기적 동기로 내 지역에 유치하려는 것이다. 모두 법적으로 정당하다. 그러나 공익 또는 다수 시민의 이익에 반하여 욕심을 채우는 부정적 행동이다. 의사 파업은 님비와 핌피를 훨씬 웃도는 만행이다.

의사들의 호소가 일리가 있으리라 믿는다. 그들의 파업이나 집단행동엔 법적 정당성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공익과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침해하는 의사들의 파업은 공감하기 어렵다. 제네바선언을 하며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이 환자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역사가 준엄한 회초리를 들 것이다. 제발 정신 차리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