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생활 인문학] 교회력과 거룩한 사순절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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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의 생활 인문학] 교회력과 거룩한 사순절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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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노동과 축제를 위해 달력을 개발했다. 태양력은 해(Sun)를 노동과 축제주기의 기준으로 삼았고, 음력은 달(Moon)을 중심으로 노동과 축제주기의 기준으로 삼았다. 달력은 자연적 조건에 의존하여 농업과 수렵을 위해 시작되었으나 로마시대에는 세금징수에 활용했다. 달력(calendar)이라는 말은 ‘회계장부’라는 라틴어 '칼렌다리움(calendarium)'에서 유래되었다. 로마에서는 매월 초하루에 세금을 징수했고, 징수내용을 기록한 것을 칼렌다리움이라 했다.

   

교회에서 사용하는 달력이 교회력이다. 교회력은 초대교회부터 내려오는 교회의 중요한 영적자산이다. 교회력은 교회사를 통해 다듬어진 기독교 신앙문화를 1년의 달력에 반영한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그의 사역, 수난, 십자가, 부활 그리고 성령강림과 재림 안에서 완성되는 우리 구원의 역사를 설명한다. 교회력의 가장 일반적인 쓰임은 교회 절기를 알려준다.

   

큰 감동을 주지 않는 교과서와 따분한 교과과정을 통해 학생이 성장하는 것처럼 교회력과 교회 절기로 신앙인이 성장하고 성숙한다. 교회력의 절기 목적은 하나님과 만남을 돕는다. 대강절은 성탄하신 주님과 만남을 준비하게 하고, 사순절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도록 준비하게 하는 기간이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무엇보다도 부활절을 소중히 여겼다. 부활절은 큰 의미가 있는 날이었고, 대부분의 교회는 부활절 세례식을 했다. 부활절은 그야말로 세례받기에 좋은 날이었다. 처음에는 부활절 세례식 준비는 세례 예비자와 영적 후견인이 함께 경건한 시간이었고, 점점 온 교회 성도가 경건을 훈련하는 시기로 자리 잡았다. 

   

초대교회 성도는 부활의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십자가의 수난을 명상하고 금식과 회개로 세례식을 준비하여 감격 가운데 부활절을 맞았다. 부활절 준비하는 기간이 1세기에는 40시간이었다. 예수님의 무덤 속에 머문 시간과 일치시키기 위해서였다. 3세기 초에는 부활 주일 직전 한 주간을, 3세기 말에는 30일로 연장했고 325년 니케아 종교회의에서 40일로 연장해 확정했다.

   

그런데 사순절이 세례 예비 교육시간을 넘어 성도들의 경건과 영성 훈련, 그리고 참회를 강조하는 사순절로 변모하게 되었다. 사순절은 예수님을 묵상하는 기간이었다. 인류를 구속하시기 위해 인간의 몸을 입으시고 온갖 수모, 조롱, 멸시를 당했고 참혹한 고난을 겪으신 예수님을 묵상하며 예수님의 삶을 실천하는 것이 초대교회의 사순절이었다. 

   

중세교회가 사순절 기간을 왜곡시킨 것은 아쉬운 일이다. 극에 달한 파행과 타락으로 종교개혁이 이뤄지고 내적 외적인 갱신이 있었지만 다소 아쉽다. 하지만 사순절 전통은 현대교회가 회복해야 할 영적자산이다. 목회 현장에서 사순절에 특별 새벽기도나 기도학교, 성령학교를 운영하면서 큰 은혜를 누렸다. 금년 사순절이 주님의 고난과 희생을 묵상하는 기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난 수요일(2월 14일)로 사순절이 시작되었다. 올해 사순절이 경건한 계절이 되기를 바란다. '경건(Piety)'에는 두 개념이 있다. 우선 하나님을 두려워 함(God Fearing)이다. 둘째로 경건은 하나님을 닮아감(God-likeness)이요 그리스도를 닮아감(Christ-likeness)이다. 올해 사순절이 주님을 두려워하며 예수님을 닮아 주님 마음을 실천하는 거룩한 계절이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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