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플랜’ 가입에 세 달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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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플랜’ 가입에 세 달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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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주택보험 대란 사태 속에서 페어플랜 가입마저도 수개월이 소요되는 등 큰 혼란을 겪고 있다. LA 그리피스파크 인근 주택가./이해광 기자 

 

 


가주 주택보험 대란 ‘점입가경’

일반보험 못 드는 홈오너들 몰려  

매주 4500건 신청 '업무 과부하'

“커버리지 공백" 한인들 발동동  

 

 

A씨는 캘리포니아 시미밸리의 아름다운 언덕에 둘러싸인 그림 같은 집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멋진 풍광이 주택보험의 걸림돌이 된 것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 얼마 전 '파머스'로부터 주택보험 ‘계약 해지’ 노티스를 받은 것이다. 산불 등 자연재해 위험이 높다는 이유 때문이다. A씨는 부랴부랴 다른 보험사들을 알아봤지만 모두 비슷한 이유를 내세우며 ‘거절’했다. 하는 수 없이 커버리지는 더 적고, 보험료는 더 비싼 주 보험국의 제한적 주택보험인 ‘페어플랜(Fair Plan)’에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웬일인지 몇 주를 기다려도 감감무소식이었다. 그 사이 주택보험 계약 기간은 만료됐고 모기지렌더는 '강제부과보험(force-placedinsurance)' 가입 단계를 밟았다. 강제부과보험의 보험료는 일반 보험료의 4~10배에 달했다. 3개월간 애를 태운 끝에 페어플랜에 가입할 수 있었던 A씨는 "말로만 듣던 주택보험 대란 사태를 직접 겪어보니  씁쓸한 마음은 지울 수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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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의 주택보험 대란이 점입가경이다. 주택보험 업체들이 대거 철수하거나 신규가입을 중단하면서 ‘갈 곳 잃은’ 한인 등 홈오너들은 주 보험국의 제한적 주택보험인 ‘페어플랜’으로 몰리고 있지만 신청자가 쇄도하면서 가입에만 수 개월이 소요되는 등 홈오너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주택보험 대란이 본격화되면서 페어플랜 신청은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고 있다. 2018년 12만6000여건에 머물던 가입자는 지난해 말 35만건으로 세 배 가까이 치솟았다. 매주 4500건의 신규 신청서가 접수되고 있으며 문의전화만 월 5만 건이 넘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입을 신청해도 처리까지는 길 게는 수 개월이 걸리고 있다. 인력을 충원했다고 하지만 태부족이다. 한 소비자보호단체 관계자는 “페어플랜의 경우 이미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지만 주 당국이 관여하고 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페어플랜은 캘리포니아주의 프로그램이기는 하지만 운영은 민간보험사가 하고 있다. 

페어플랜 가입자 폭증 속에서 보험료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애로우베어레이크에 거주하는 한 홈오너는 2017년 400달러 정도였던 페어플랜 보험료가 최근 980달러로 145%나 뛰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페어플랜에 신청자가 몰리는 상황이 지속되면 가입에 걸리는 시간은 더 길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해광 기자 hlee@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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