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에게 위안 될 배역 맡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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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에게 위안 될 배역 맡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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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부스에 진행을 준비 중인 배우 이안 오(위), 할리우드에서 CF 촬영 중인 모습(가운데), 지난해 방영된 KBS 2TV 일일연속극 '비밀의 여자'에서 배우 최재성과 출연한 장면.    /이훈구 객원기자  


'물 오른 연기력' 배우 이안 오 

골든글로브 3관왕 '성난사람들'

스티븐 연 아버지 역할로 주목 

라디오 DJ· 구호단체 홍보대사 



흔히들 일반인들이 영화인들을 만나면 하는 이야기가 “지나가는 역”이라도 없냐는 것이다. 그런데 배우

이안 오(Ian Oh·한국명 오정혁)는 그렇게 캐스팅이 되었다. 중학생 시절 우연히 그가 다니던 학교에서

성장 드라마 ‘반올림’을 촬영했다고 한다. 구경을 갔는데 제작부의 눈에 들어 “너 한 번만 지나가라”는

지시를 받고 카메라 앞을 지나갔는데 그게 계기가 되어 고정이 되더니 주인공 ‘이옥림’(고아라)의

짝꿍이 되었다. 


1년의 고정 출연 끝에 소속사도 생기고 그렇게 배우 인생이 탄탄해질 줄 알았는데 간판배우 ‘정다빈’의 자살로 회사가 문을 닫게 되면서 연기를 배우고자 황세원 선생의 클래스에 들어갔다. 그때 동기생이 이민호, 김주원 등 쟁쟁한 멤버들이었다. 이때 대학로에서 ‘너는 야생마 같아서 너에게 맞는 기수를 만나기 위해서 큰물로 가라’는 조언을 받고 대학에 들아기기로 했는데 명문 중 명문인 ‘서울예대’에 덜컥 합격하게 되었다.


하지만 예대 특유의 군대식 집합문화와 이기주의가 연기자로서의 정체성 혼란으로 다가왔고 때마침

아버지의 죽음과 가정의 몰락을 경험하면서 결국 군에 입대를 하게 된다. 그렇게 시작한 신병교육대

조교생활은 그의 인생에 큰 도움을 주었다. ‘로봇’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적성에도 맞았지만

희생정신이 너무 투철하여 행군 중 큰 부상을 입기도 했다. 


어느날 텔레비전 속 레드카펫에 등장한 배우들의 모습에 각성하여 밀린 휴가를 몽땅 말년에 몰아 넣어 아르바이트 한 돈으로 제대 다다음날(당일은 출국 안 됨) 할리우드가 있다는 미국으로 무작정 건너 와 우선 ‘Back ground actor’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영어가 짧아 때로는 촬영현장에 오디션도 안보고 찾아가 써 달라고 했다가 경찰에게 끌려 나기기도 했다. 심지어 교회의 캠프를 다녀오면 ‘맥도널드’의 광고에 출연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대로 불교집안에서 개신교로 개종하면서까지 연기를 하기 위해 몸부림쳤다. 그 와중에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건 덤.


자동차도 없이 자전거 한대로 하루 3차례 아르바이트와 배달 일을 해 가면서 오디션에 도전한 끝에 CF는 많이 나올 수 있었지만 그토록 갈망하던 TV쇼에 캐스팅 되었다. 지난 달 골든글로브 주요 3관왕을 휩쓸며 계속해 화제가 되고 있는 ‘성난사람들’(BEEF)에서 스티븐 연의 아버지 역을 따낸 것이다. 당시 무려 18개의 오디션에서 합격할 만큼 물이 오른 연기였지만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고. 


병중에 계신 어머니의 병간호로 간 한국에서도 오디션을 봐서 장철수 감독의 작품에 출연하여 웹툰영화제에 나가고, KBS 2TV 일일연속극 ‘비밀의 여자’에도 얼굴을 알림과 동시에 미국의 오디션에 부지런히 원서를 넣었다. 덕분에 귀국과 동시에 ‘Loving’(Daeil Kim감독)이라는 작품의 주연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또한 한인사회에 기여하고자 라디오서울(AM 1650kHz)에서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오후 1시에서 2시 사이 ‘이안의 굿애프터눈’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구호단체 ‘코인트리’(COIN TREE)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오징어게임 오영수 배우 같은 ‘인간적인 배역’을 꿈 꾼다는 그는 현재 ‘데이빗 부’(David Boo)감독의 차기작을 촬영준비하고 있다. 우연한 계기로 한방에 갇히게 된 남자들에게 일어난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이훈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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