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영수의 코미디 40년 연예비사 밥 딜런보다 위대한 서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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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영수의 코미디 40년 연예비사 <36-1> 밥 딜런보다 위대한 서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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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미언 엄영수, 가수 서유석, 서유석후원회 박찬규 회장.  /엄영수 제공 


#. 한몸으로 다했다. 저항가수, 사회활동가, 독도지키미, 축구단 창단 등

서유석은 특이한 가수다. 다른 가수가 경험하지 못하는 일들을 많이도 겪는다. 세계 최초로 노래로서 노벨문학상을 받은(2016년) 미국 포크싱어(Folk Singer) 밥 딜런(Bob Dylan)의 Bolwing in the wind(바람만이 아는 대답) 멜로디에 우리말 가사를 붙여 70년대 대학가를 풍자하는 “파란 많은 세상”을 발표하였다.(1971년) 이 노래가 장차 노벨상을 받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노래를 만들고 부른 밥 딜런 조차도 수상소식을 듣고 노래일 뿐인데 왜 노벨상을 주냐고 했었다나 어쨌다나. 


세상에서 제일 큰 상을 주는데 상금도 주는데 참 복에 겨운 가수다. 미국은 복이 많으니까. 그런데 왜 하필이면 이 노래를 택해서 개사를 했을까 의문이다. 우연이겠나? 그렇다면 우연히 일어나는 일인데 다른 가수들은 왜 개사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나? 45년 후에 노벨상을 받을 거라고 예상했다면 문학 작품을 써서 노벨상을 받는 것보다도 훨씬 더 어려운일 일 것이다.


그래서 서유석은 밥 딜런보다 위대했다. 이 노래는 금지곡 목록집(한국공연윤리위원회 1979년 1월 15일 발행)에는 없는데도 대학가에 나쁜 영향(?)을 준다. 학생들을 선동한다고 판단했는지 정보당국에서 서유석을 검거하기 위해 출동했다. 서유석은 TBC TV방송국에서 '쑈쑈쑈' 방송준비를 하다가 급히 피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출연자 제작진 방송관계자와 상의하고 안전지대 주소와 도피자금까지 챙겨서 통금이 있으니 우선 호텔 사우나로 대피했다. 의인의 도움으로 위험을 벗어날 수 있었다. 누굴까 궁금했다. 예측이 갔다. 감사의 뜻을 전하려고 찾아갔으나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왜 나를 짚었냐고 힐책을 했다. 아직도 알 수가 없다. 같은 부서에 있지 않다면 이런 정보를 얻을 수가 없다. 그렇게 빨리 정확하게 전달할 수도 없다. 그때 잡혀갔으면 큰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다시는 무대에 설 수 없을 수도 있다. 사건의 주범, 대학가를 돌며 불렀던 파란 많은 세상을 발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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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앞에 책방은 하나요 대폿집은 열이요 이것이 우리 대학가래요

학교 앞에 책방은 하나요 양장점은 열이요 이거 정말 되겠습니까? 

새야 새야 참새 떼야 말 많은 새야 매연가스에 쫓겨가다니요 


아 내 친구야 묻덜 말아라. 너도 몰라 나도 몰라요~. 왜 규제를 받아야 되는지 검거대상이 되는지 정말 모를 일이다.


#. 위기 때마다 나타난 의인을 찾습니다

1974~1975년 경에 TBC 라디오 '밤을 잊은 그대에게' DJ로 진행을 맡았다. 청소년과 대학생 젊은 층이 심야에 많이 듣던 인기 프로다. 생방송 중에 UPI통신 기자가 미국 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소개했다. 미국 내륙에서 태어나 비행기나 배를 타 본 경험이 없는 미국 학생이 월남 참전 지원병으로 입대했다. 한국도 1965년 9월~1973년 3월까지 5만5000의 병력, 연인원 30만 명이 세계평화와 월남 공산화를 막기 위해 미국의 요청으로 참전하여 싸웠다.


신병은 미국이 전차 야포 화학무기 헬기 전투기 등 최첨단 무기를 갖고 있고 대규모의 병력을 파견하고 있으니 자신있게 베트콩을 소탕하겠다고 월남에 왔으나 월남엔 국경은 있으나 전선이 없다. 전투는 월남 안에서 이루어 지는데 적군과 아군이 식별이 안 된다.


공산군은 각 가정의 가족 중에 섞여있다. 양민처럼 일하다가 지령을 받으면 갑자기 베트콩으로 돌변하여 살상 폭파 테러 방화를 일삼으며 밤, 낮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른다. 피해가 심하다. 동료가 하나둘 쓰러진다. 시간이 갈 수록 겁이 나고 불안 초조하다. 공포에 시달리다 한밤에 정신적 발작인지 아무데나 총을 쏘아댔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소대장이 그 총에 맞아 사망했다. 월남에 대한 충분한 교육과 훈련이 없었던 것이다. 이런 전쟁에 한국의 젊은이가 왜 희생되어야 하냐고 안타까움을 이야기 했다.


월남전 문제는 매우 민감한 문제다. 경제발전 국위선양 한미동맹 국가안보 등이 연결돼 있어 자칫 잘못 이해하면 크게 오해할 소지가 있다. 체제에 대한 도전, 한국군에 대한 부정은 결코 아니다. 소재 자체를 선택한 것이 화근이었다. 어디선가 누군지도 모르는 의인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사태가 심각하니 우선 대피하라는 것이다.


성균관대에서 체육부장을 할 때 총학생 회장을 했던 선배가 마침 방송국에 있었는데 거금을 주며 격려하였다. 대전쪽으로 가라해서 시키는 대로 움직였다. 이번 사태는 후유증이 오래갈 것으로 예상했다. 곳곳에 숨어 있는 의인들에게 미안하다. 그들의 도움이 민주화를 앞 당기고 건강한 나라를 만든다.


#. 대마초 가는 세월에 보내고 문화예술을 구하라!

피신 중인 1975년 12월 대마초를 피운 연예인에 대한 일제 단속이 대대적으로 실시됐다. 다음 해까지 이어지면서 방송, 문화, 예술계뿐 아니라 전 업종에 걸쳐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137명 입건, 120명 구속, 54명 연예협회를 통한 제명, 처벌받은 사람은 공연, 방송을 정지시켜 연예계 퇴출을 유도했다. 수사와 처벌은 박정희 정권이 끝나는 1979년까지 계속되었다.


그 바람에 많은 연예인이 이민을 가거나 직업을 바꾸는 불행한 일이 많이 생겼다. 대중문화예술계는 침체의 늪에 빠졌다. 라디오 방송은 틀 노래가 없다 했고 TV방송은 출연시킬 연기자가 없다고 할 정도로 심각했다. 사회는 집단 우울증에 빠졌다.


대마초 사건은 억울한 면도 없지 않았다. 어제는 대마초를 마약이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물론 단속도 없었다. 고지도 없었다. 오늘 와서 갑자기 중대 범죄자로 낙인찍어 구속하고 언론에 공개해 망신 주고 과거 10년 전에 한 가치 핀 것까지 털어서 처벌 위주로 갔다.


추가 범죄자를 잡는다고 고문과 겁박을 일삼아 조용필 연행하고 구봉서 배삼룡 선생까지 무고하게 소환되는 최악의 사태까지 저질러졌다.


한국의 포크, 록, 음악이 완전히 무너졌다. 젊은이들에게 활력을, 문화예술계에 격려를 줄 필요가 생겼다. 서유석은 유배지에서 상경하였다. 무너진 연예계 재건에 앞장섰다.


포크팝에 중후한 선배 가수가 있어야 한다. 방송 출연을 재개했고 유배생활 때 불렀던 가는세월을 내놓는다. 내공이 들어간 메시지가 있는 진지한 노래였다. 자신이 부른 노래 중 최고의 노래이자 그해(1977)의 최대의 히트송으로 선정됐다. MBC 인기가요 14주 연속 1위로 국민 애창곡이 되고 10대 가수상도 탔다. 서유석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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