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지속할 토털 패션 브랜드로 남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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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지속할 토털 패션 브랜드로 남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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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미엄 데님 '시위(SIWY)' 크리스 박 대표      
                                                                                                                      

         할리우드 셀럽과 한국 여배우들이 즐겨입는 ‘연예인 청바지’ 

         한국기업과의 송사에서 ‘완승’4170만달러 손해배상액 판결

        “브랜드를 지키게 돼 너무 행복, 직원들과 씨위 영광 되살릴 것”


미소가 핀다. 맑고 쾌활한 웃음도 돌아왔다. 30년 넘게 미국에서 의류사업을 하며 승승장구하던, 자신감 넘친 바로 그 모습. 프리미엄 데님 ‘씨위’(Siwy Denim Inc.)의 여사장, 크리스 박(Kris Park).  할리우드 셀럽과 한국의 유명 여배우들이 즐겨 입으며 ‘연예인 청바지’로 주가를 높였던 ‘Made in USA’ 명품 브랜드의 진짜 주인.


씨위를 그렇게 만들기까지 박 사장은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회사 이익의 많은 부분을 유명 디자이너를 고용하고 고급 소재를 써서 좋은 제품을 만들고 마케팅하는 데 아낌없이 투자했어요.”박 사장의 노력으로 지난 2008년부터 씨위는 한국, 중국, 유럽 등 전 세계 45개국에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았다. 세계 여러 곳에 독점판매 회사까지 둔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입지를 다졌다. 박 사장은 씨위를 토털 패션브랜드로 키우고자 했다. 


“한인이 키운 할리우드  브랜드로 100년을 지속할 그런 명품으로 남기고 싶거든요.” 

그것도 욕심이었을까. 신뢰와 믿음은 사기와 소송으로 변질됐고 지루한 송사는 5년 넘게 이어졌다. 

2016년 7월, 당시 박 사장은 글로벌 데님시장이 침체하자 다방면에서 씨위를 성장시킬 투자자를 찾고 있었다. 그때 한국 코스피 상장사로 콘텐츠 및 연예 매니지먼트사인 키위미디어그룹(KMG·2013년 3월 파산신청 후 아센디오로 회사명 변경)의 정철웅 대표를 만났다. 


마침 2000만달러의 여윳돈으로 투자처를 찾고 있다고 했다. 이후 KMG 김민규 부회장까지 합류해, M&A 절차가 진행됐다. KMG는 유명 작곡가 김형석씨가 회장으로 있었고, 2017년 마동석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를 제작·배급한 회사다. 

하지만, 일은 엉뚱하게 흘렀다. M&A 협상을 하면서 씨위를 넘기는 지분인수 방식이 계속해서 바뀌었다. 인수주체가 KMG에서 정철웅 대표와 김민규 부회장이 별도 개인회사로 소유한 키위컴퍼니(Kiwi Company), 그리고 다시 개인 정철웅·김민규로 바뀌었다. 지분 지급도 상장주식에서 비상장주식, 전환사채로 변해갔다. M&A 초기에 씨위에 R&D 명목으로 주기로 한 현금투자 500만달러도 끝내 받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회사는 점점 더 어려워졌다. 

그런 와중에 박 사장 모르게 한국에서 씨위를 한국의 또 다른 의류업체 ‘데코 & 이’에 매각한 사실이 드러났다. 설상가상으로 계약이행이 안 돼 ‘M&A를 없던 일’로 하기로 했지만 미국에서도 박 사장 몰래 Siwy International LLC가 설립돼 국세청(IRS)으로부터 세금서류를 받는 일까지 발생했다. 


결국, 박 사장은 2018년 7월 LA카운티 수피리어코트 캄튼법원에 소송(주 케이스 번호: TC029210)을 제기했다. KMG, 키위컴퍼니, 정철웅 대표, 김민규 부회장 등을 주요 피고로 한 소송은 다행히 잘 마무리됐다. 2023년 7월 말 끝난 배심원 재판에서 박 사장은 징벌적 손해 배상금 800만달러 포함 총 4170만달러의 만장일치 배상판결을 얻어냈다. 2023년 11월 30일 피고 측이 배심원 평결에 이의를 제기한 심판청구 JNOV(Judgement Notwithstanding Verdict)에서도 담당판사로부터 ‘(평결에) 이상 없음’의 결정을 받았다.


재판에 참여한 미국 로펌과 한국의 변호사를 통해 배상금 콜렉션 절차를 진행 중인 박 사장은 “정말 힘든 싸움이었다. 배배꼬인 사건을 증명하기 위해 그 많은 서류들을 뒤지고 또 직접 변론까지 하면서 정말 많은 눈물을 흘렸다. CEO의 판단미스로 20년 이상 함께 일하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날 때는 눈물만 났다. 그런데도 직원들은 ‘크리스 사장 잘 못 아니다. 속인 사람들이 나쁘다. 안 좋은 생각하지 말고 잘 싸워라’라며 격려해줬다”며 “이제, 씨위 브랜드를 되찾은 만큼 직원들과 다시 한 번 뛰어 보려고 한다. 씨위를 토털 패션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녀가 찾은 미소가 함박웃음으로 커져간다.


취재 김문호   사진 LA 포토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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