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약품 갈수록 부족 ‘위험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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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약품 갈수록 부족 ‘위험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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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의약품 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CVS를 찾은 한 고객이 약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해광 기자 


 

미국인 5명중 한명꼴 영향 받아 

일반 의약품서 암·당뇨관련까지

환자 고통 제조·공급망 등 원인 

 

 

 

미국의 의약품 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공중보건마저 위협하고 있다. 미국인 5명 중 한 명은 매월 필요한 약을 구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을 정도다. 

소비자정보업체 ‘밸류펭귄’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지난 달 미국인 19%가 약품이나 의료장비 부족을 경험했으며, 15%는 처방약을 구하지 못했고, 5%는 필요한 일반의약품을 구매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언론에 따르면 현재 연방식품의약국(FDA)에 등재된 약품 중 공급이 부족한 약품은 123개로 나타났다. 

하지만 유타대학교 약물정보서시스 센터는 지난해 1분기에만 미국에는 약 309개의 주요 의약품 부족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미국 보건시스템약사협회의 회원 34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주요 의약품 부족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항생제에서 항암제, 간질, 당뇨병 치료제 등 환자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약품들까지 물량이 달려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항암 치료에 쓰이는 화학치료(chemotherapy) 약품은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대안’이 없어 환자의 치료가 늦춰지거나 복용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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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이 겪는 고통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약품 부족 현상을 겪은 미국인 중 절반은 치료를 연기하거나 완전히 포기했으며 24%는 건강상 부정적 영향을 경험했고, 32%는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답했다. 또 지난 2011년에는 올바른 약품을 구하지 못해 최소 15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의약품 부족 사태의 원인은 제조업체와 공급망 문제 외에 자연재해 등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제약사의 경우 화학 치료  관련 약품을 생산하는 인도의 공장에서 대규모 품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약품 부족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생산업체명, 제조약품명, 원재료 출처 등 의약품 제조 공정 자체가 투명하지 못한 것도 약품 부족 사태의 뚜렷한 원인을 규명하는 데는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역별로는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상황이 가장 심각했다. 이 지역의 성인의 4 분의1 가까이가 한 가지 약품의 부족 현상을 겪었으며 처방약을 구히지 못한 성인도 전체의 2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뉴햄프셔 주민들의 24%와 23%가 약품 부족으로 고통을 받았다.  

반면 하와이와 위스콘신, 버몬트 주의 경우 성인의 각 11%, 14%, 15%만이 약품 부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해광 기자 hlee@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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