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새해엔 남의 말에 귀 기울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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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기] 새해엔 남의 말에 귀 기울이기

웹마스터

제이슨 송

뉴커버넌트 아카데미 교장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말을 잘하면 불가능해 보이는 엉킨 상황이나 중대한 일을 해결하고 처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필요한 말을 적절한 때에 하는 것이 슬기요 지혜요 자산이다.



말이 많으면 실수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건 수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이치다. 그래서 쓸데 없이 말을 많이 하고 허풍까지 떠는 사람은 아예 피하고 거리를 두는 것이 상책이다. 그렇게 미련한 사람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높고 보통 여러 문제에 휩싸여 있기에 가까이 하면 휘말려 들 수 있다.



자, 문제의 원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또 특히 나이 든 사람이라면 “주책없다”란 비난, 젊은이로부터 “‘라테’ 소리 좀 그만하라”는 핀잔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을 덜 해야겠다. 말 수 줄이기를 새해의 결심, 2024년의 목표로 정하는 것은 어떨까?



그러려면 “침묵이 금이다”란 옛말을 마음에 되새기고, 아무리 적절하고 좋은 말이라도 절제하는   자제력이 필요하다. 쉽지 않은 큰 숙제다. 성경에도 혀를 길들일 사람이 없다고, 혀는 독이 가득하다고 야고보서 3장에 적혀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포기하고 케세라세라, 될 대로 되라고, 묵살하라는 뜻은 아니다. 혀의 실체를 정확히 이해한 뒤 최선을 다 해 혀를 다스리란 가르침이다.



그렇다면 소통, 즉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정의를 생각해보자. 첫째, 대화나 커뮤니케이션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통 자기 생각과 입장과 의지를 먼저 통보하는 것을 커뮤니케이션이라 여긴다. 즉, 타인의 입장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잊고 그저 하고 싶은 말만 전하는 것이다. 마치 전화로 통화할 때 일방적으로 말한 뒤 그냥 전화를 끊는 것과 같다.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큰 문제는 상호 의사소통이 목적임을 잊는 것이다.



둘째,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란 상대방의 말에 집중해 그 사람의 입장과 의도를 이해하는 것을 포함한다. 그러려면 능동적 청취(active listening), 또는 적극적 듣기 기술을 길러야 한다. 그런 기능을 키우려면 말에만 귀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감정, 배경,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바디랭귀지와 톤(tone)도 감지해야 한다. 또, 대화의 목적을 대화 가운데 여러 번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셋째, 타인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대해서는 듣는 이가 무어라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자신의 스타일, 듣는 이로서의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떤 이는 매우 업무 지향적 청취자다. 이런 사람은 대화의 효율성에 초점을 두며, 중요한 정보 전달을 중심으로 대화에 참여한다. 분석적 청취자는 중립적인 출발점에서 문제를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대화에 참여한다. 관계적 청취자는 대화에 참여한 사람들과 연결을 형성해 메시지 뒤에 있는 감정을 이해한 뒤 반응하려고 노력한다. 비판적 청취자는 문제를 파악하고 지적하려 드는데, 보통 자녀들과 대화할 때 이렇게 접근하는 부모가 많다. 아무튼 너무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있는 리스너(listener)가 되어야 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여러분은 타인의 말에 귀를 잘 기울이는 사람입니까”라고 질문해 보았다.  그랬더니 어느 학생이 자신은 10점 만점에 7, 8, 9점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한 학생을 쳐다보는 다른 학생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렇게 간단한 실험을 통해서도 우리는 듣는 것보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말하는 것에 훨씬 더 익숙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람은 보통 다 남의 말에 귀를 잘 기울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다. 사실 자신이 말하고 싶은 바를 계속 생각하다 기회를 포착하면 남의 말을 끊고 자신의 생각과 말을 전하지 않는가? 대화를 마친 뒤 남이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못하는 사람이 많다.



올해는 타인의 말과 생각에 귀를 기울이기로 결정하자. 끝까지 들어주고, 말을 아끼자. 가치있는 말만하고, 말하는 사람의 생각과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도록 노력하자. 비판보다 덕이 되고 득이 되는 말만하자. 그러면 적어도 올 한해에 큰 실수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잘만 하면 다른 사람이 만나 대화하고 싶은 그런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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