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생활 인문학] 마틴 루터 킹과 한국교회 시민 불복종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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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의 생활 인문학] 마틴 루터 킹과 한국교회 시민 불복종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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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은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이다. 미국은 다양한 방식으로 마틴 루터 킹의 삶을 기리지만, 대표적인 것이 도로 이름 명명이다. 테네시주립대 지리학 교수인 데렉 알더만(Derek H. Alderman) 박사는 미 전역에 955개 도로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이름을 따라 명명되었다고 한다.  

   

1월 셋째 월요일,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은 전국 50개 주가 일제히 경축한다. 미국의 경축일 중에 연방정부가 정하고 50개 주가 동시에 지키는 날이 많지 않다는 것을 고려하면, 미국이 시민 불복종(Civil Disobedience)운동과 마틴 루터 킹 목사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를 알 수 있다. 미국 역사는 시민 불복종을 민주주의 발전의 원동력으로 보고 그 가치를 인정한다.

   

성경에도 중요한 시민 불복종운동의 사례가 있다. 애굽 산파들이 바로 왕의 명령을 어기고 유대인 가정의 남자 신생아를 살려 주었다. 또 다른 사례는 바벨론 포로시절 에스더와 다니엘, 다니엘 세 친구의 기도다. 신약에는 베드로와 제자들이 공회의 명령을 어기고 복음을 전했다. 

   

한국 기독교의 대표적인 시민 불복종운동은 신사참배 반대운동이다. 일본의 신사참배를 반대했던 운동은 그야말로 신앙과 양심에 의한 시민 불복종운동이었다. 이 운동은 독립 후 주일 공공행사와 국기에 대한 배례(국기에 대한 경례/이하 국기경례) 거부운동으로 이어졌다. 국기경례 반대운동을 주도한 지도자가 사랑의 원자탄으로 유명한 손양원 목사다. 

   

손양원 목사는 국기경례가 우상 숭배임을 알리기 위해 전국 순회집회를 했다. 또 그는 당시 안호상 문교부 장관과 이범석 국방부 장관을 방문하여 국기경례 문제의 시정을 촉구하며 기독학생과 기독군인의 배려를 요청했다. 손 목사는 또 국회를 방문해 국기경례 반대 이유를 설명하고, 5월 11일에는 이승만 대통령을 면담하여 국기경례를 국기에 대한 주목으로 변경을 요청했다. 이런 노력으로 국기에 대한 주목례가 등장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국기경례 거부운동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사건은 1947년 ‘안동 농림학교 사건’과 1973년 ‘김해여고 사건’이다. 안동 농림학교에서는 국기경례를 강요하는 교장을 배척하고자 전 교원이 사직하기도 했으나 결국 국기경례를 거부했던 학생 150명이 퇴학처분을 받았다. 김해여고에서는 국기경례를 거부했던 6명의 학생이 퇴학당했다.  

   

한국 교회의 모범적 시민 불복종운동은 독립운동이다. 성경과 신앙으로 계몽된 성도들이 독립운동을 주도했다. 1919년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16명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있었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당시 기독교 인구(20만 정도)가 전 국민의 1~1.5%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당시 한국 교회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가를 알게 한다.

   

요즘에도 시민 불복종운동이 있다. 팬데믹 시대 예배금지 반대운동이 그런 경우다. 다양한 교계 연합사역과 연합운동이 있다. 작은 교회와 목회자 격려운동에 많은 사람이 응원을 보낸다. 반면에 이익과 내 사람 챙기기에 바쁜 경우에 쓴웃음이 절로 나온다. 마틴 루터 킹 기념일을 보내며 건강한 시민운동의 가치와 유익을 다시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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