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행복칼럼] 가을여행을 위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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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의 행복칼럼] 가을여행을 위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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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저런 여행의 기회가 많다. 여행은 늘 새로운 경험과 도전을 준다. 여행을 통해 배우는 것도 좋고, 여행시간에 홀로 생각하고 기도하는 시간도 좋다. 때로는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결심도 하고, 여행을 통해 인생이 변화되는 계기를 얻기도 한다.

   

1994년 10월 아내와 미국여행을 했다. 신혼이었고 신참 대위시절이었다. 세계기독군인대회에 참석하는 공무 여행이었다. 일정은 회의 참석과 짧은 단체 여행이었지만 참 좋았다. 미국에 ‘꼭 와야 하겠다!’고 생각하며 기도하기 시작했다. 좋으신 하나님께서 응답하셔서 국비유학생으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골든게이트 신학대학원으로 왔고, 그 인연으로 지금 미국에 살고 있다.


내 인생을 바꾼 또 하나의 여행이 있다. 80년대 초 갑자기 회심하고 신학교를 가는데 아버님께서 동행해 주셔서 부산역에서 서울역까지 가는 다섯 시간의 여행이었다. 아버님과 둘만의 여행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철부지 신학교 입학생에게 많은 얘기를 들려 주셨다. 그런데 그 여행을 통해 기억에 남는 것은 딱 한마디다.


등록절차를 마치고 아버님은 교수님 사무실 쪽으로 가셔서 신학부장님, 신학과장님 방을 벌컥벌컥 여시고 부산에서 온 아무개인데 아들이 신학교에 왔으니 장학금을 주셔야 한다고 하셨다. 무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계단으로 아버님을 끌고 가서 ‘아버님! 이 학교 다니지 말까요? 너무 창피해요!’했다. 정색을 하시며 ‘내가 이러는 이유를 모르겠냐? 다음 학기에 장학금 못타면 그때 또 이렇게 할 거다. 그리고 사람은 두려워 할 존재가 아니다. 목사가 되려면 사람을 두려워 말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라!’고 말씀하셨다.


아버님의 그 말씀을 잊을 수가 없다. ‘사람을 두려워하지 마라!’고 하셨던 아버님 말씀은 지금도 나에게 호령 하고 있다. 군종목사로 20년 근무하는 동안 수많은 장군들과 고위 직위자들을 만났다. 하지만 사람을 두려워하거나 계급장에 주눅 들어 본 적이 없다. 그들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서 교만하다는 오해와 비판을 받은 적도 있다. 아버님 덕분에 소신껏 살 수 있었다. 이런 삶을 돌아보며 하늘에 가신 아버님께 감사한다.


어머님과 여행은 꿈도 꾸지 못했었다. 목회 생활과 이민자의 삶으로 어머님과 여행은 생각도 못했었다. 3년 전 바쁜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공항에서 어머님께 전화를 드리며 깨달았다. 2주의 일정에서 어머님과 보낸 시간은 토요일 아침식사 시간뿐이었다.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는데…. 가슴이 철렁했다. 담엔 ‘어머님과 꼭 여행하리라!’ 결심했다. 그때부터 어머님과의 시간을 미리 정한다. 어머님과 집 근처 나들이도 하고, 어머님이 언니처럼 여기시는 옛 교회 권사님 방문(이젠 고인이 되셨다)도 했다. 어머님과 함께 섬겼던 옛 교회 방문도 했다. 지난번에는 남해안을 돌았다. 바다도 보고, 사람도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행복해 하시는 어머님을 보며 참 좋았다. 어머님과 여행은 행복한 추억이 되었다.


가을에 한국방문을 계획하며 ‘어머님과의 행복여행’을 준비한다. 짧은 여행이겠지만 가슴이 뛴다. 그런데 문득 ‘어머님과의 여행을 앞으로 몇 번이나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갑자기 울적해진다. 팔순의 어머님은 오래 기다려 주실까? 코로나는 언제 꺾일까? 늦가을에는 여행이 가능할까? 공연한 생각에 조바심이 난다. 코로나가 빨리 잠잠해지게 하소서! 어머님의 건강을 지켜 주소서! 가을여행을 위한 기도가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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