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자격 미달 교사의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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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기] 자격 미달 교사의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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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같이 교사 자격증 따기 쉬운 나라가 없다. 미국은 교육학을 전공하지 않았어도 4년제 대학 졸업자라면 누구나 교사자격증을 딸 수 있다. 교사자격증은 공립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기 위해 각 주(州)에서 발급하는 일종의 면허증이며 캘리포니아는 법에 따라 모든 공립학교 교사는 유효한 교사자격증을 소지해야 한다. 보통 사립학교도 교사자격증을 필수로 요구한다. 하지만 운전면허증과 마찬가지로 교사면허증을 소유했다고 다 좋은 교사는 아니다.


교사자격증 학습과정은 캘리포니아 교사위원회(CTC: Commission on Teacher Credentialing)에서 정하는데, CTC에서 승인한 대학만 교사 준비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고 프로그램은 약 2년에 걸친 수업 및 최소 600시간의 실습을 요구한다. 긴 과정같아 보이지만 실습은 한 학기에 불과하다. 시간과 에너지를 요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타 선진국과 비교해 교육 내용이 축소되어 있고 난이도도 낮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교사 준비 프로그램의 필수 요소로 학력인증 시험을 요구하는데 지원자는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한다. 첫째 옵션은 ‘캘리포니아 기본교육 능력시험(CBEST)’으로서 기초적 읽기, 쓰기, 수학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며 초등학교 교사 지원자가 택하는 시험이다. 각 분야의 점수는 최소 20점에서 최고 80점인데, 문제를 하나도 못 맞춰도 20점이 기본으로 나온다. 시험을 통과하려면 세 분야에 합쳐 123점을 얻어야 한다. 240점이 만점이고 60점이 기본점수이기에 수험생이 얻을 수 있는 180점 중 약 33%인 63점만 얻어도 통과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질문의 난이도는 어떨까? 수학 문제의 예는 다음과 같다. “로버트는 강아지 밥 한 봉지로 애완견을 6일 먹일 수 있다. 그렇다면 3개월간 몇 봉지나 필요할까?” 이런 문제라면 초등학교 3, 4 학년 수준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연필 길이를 재는 가장 적합한 단위는 무엇인가?” 선택할 수 있는 답은 A. 인치, B. 피트, C. 야드, D. 미터, E. 마일. 아무리 초등학교 교사 시험이지만 교사가 풀어야 할 문제치곤 너무 쉽다.


둘째 옵션은 ‘캘리포니아 과목시험(CSET: California Subject Examinations for Teachers)’으로 이 시험은 중·고등학교 교사, 즉 한 과목만 가르칠 교사가 치루는 시험이기에 당연히 과목에 관한 전문지식을 요구하지만 한 과목을 평생 가르칠 것이라면 당연히 패스해야 할 시험이다. 한글 시험문제로 예를 들어보자. 질문: 직원이 상사에게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가? A. 커피 한 잔 할까?, B. 커피  한 잔 하자, C. 커피 한 잔 하자꾸나, D. 커피 한 잔 하실래요? 한글 교사라면 누워서 떡 먹기다.


자, 그런데 두 주 전 캘리포니아에서 더 이상 교사자격증 취득을 위해 CBEST 또는 CSET에 응시할 필요없이 대신 지정된 교과과정만 수강하면 되도록 규정을 바꿨다. 캘리포니아 교사자격 인증위원회(CTC)는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데이터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교사 지원자 중 36%가 자격시험을 통과하지 못하고 50%는 여러 번 시험을 치뤄 간신히 통과한다. CTC의 샌디(Mary Vixie Sandy) 전무이사는 새 규칙이 “교사가 되기를 꿈꾸던 사람들의 기초실력이나 교과목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을 때 막힌 길을 뚫어주는 게임 체인저”라고 했다. 그는 또 시험이 잠재적으로 훌륭한 교사의 장애물이 되어선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실력 미달 교사에게 기회를 주자는 것은 당치 않는 말이다. 그들의 원리대로라면 의대를 졸업하지 못한자에게 의사가 될 길을 열어줘야 한다. 변호사도 비행기 기장도 실력과 자격 미달자에게 라이선스를 줘야한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음을 다 알고 있다. 그렇다면 왜 자격 미달 교사 후보에게만 면허를 주려는 걸까? 이건 투표 모으기와 PC(political correctness), 또 요즘 좌파가 들고 나오는 공평(equity) 때문이다. 기준을 계속 낮춰야 공평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그들의 얄팍한 속임에 불과하다.


가뜩이나 코비드 때문에 일 년 간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학생에게 자격 미달 교사를 붙여주는 것이 어른이 할 짓인가? 교사의 자격과 실력이 가장 중요한 교육환경 요소임을 간과해선 안 된다. 부모에겐 이런 정책 뒤 꿍꿍이 속을 분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캘리포니아 진보 및 좌파의 무책임한 정책은 우리 자녀의 미래를 망치는 민망스럽고 참담한 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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