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팁, 저기도 팁, 고객은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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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팁, 저기도 팁, 고객은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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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한인타운 웨스턴길의 '보스코 베이커리 카페' 직원이 고객의 계산을 돕고 있다. / 우미정 기자




피로감 커지는 '팁플레이션'

일부업소 투고에도 20~25%

팁 안 주려 현금 결제 늘어

절반이상 '식당 팁 15% 미만'



#LA에 거주하는 김춘욱(85)씨는 외출 시 크레딧카드 대신 현금을 반드시 챙겨 들고 다니는 습관이 생겼다. 테이크 아웃이나 베이커리, 커피숍 등에서 크레딧카드 결제 시 팁 버튼을 잘못 누르게 되면 '배 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주문한 음식이 서빙되는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하는 식당 팁은 ‘그러려니’ 하지만 그렇지 않는 곳에서 팁을 지불해야 하는 것은 꽤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일부 커피숍이나 베이커리의 경우 '투고' 주문에도 15~25%의 팁 결제를 '강요'하는 태블릿이 버젓이 등장하고 있다. 



연말 할러데이 시즌, 치솟는 생활비에 더해 많은 고객들이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팁 지불 요청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어 각종 산업 전반에 걸쳐 증가하고 있는 ‘팁 플레이션(Tip-Flation)’의 압박감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팁플레이션이란 결제 영수증과 단말기에 요청되는 팁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점점 더 많은 업종에서 요구되는 현상을 뜻한다. 



지난 8월 퓨 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에서 성인 1만1945명을 대상으로 팁 관행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1%가 지난 1년 동안 팁을 줘야 하는 ‘부담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앉아서 식사하는 고객의 절반 이상(57%)이 15% 이하의 팁을 준다고 응답했으며, 이들 중 팁을 한 푼도 내지 않는 ‘강심장’ 고객도 2% 포함됐다. 20% 이상의 팁을 남기는 고객은 약 22%다. 



아울러, 성인 10명 중 7명(72%)은 5년 전보다 더 많은 곳에서 팁을 주고 있다고 답했지만 많은(66%) 고객들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팁 지불 요청을 받고 있어 정작 어떤 서비스에 대한 팁인지 모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분석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팁을 청구하는 곳이 아니었던 장소에서 터치스크린 태블릿을 통해 ‘반 강제’ 팁이 요청되는 사례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부정적인 입장을 호소하는 성인이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층 별로 살펴보면, 65세 이상 시니어 인구 중 거의 절반(47%)이 팁 요청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데 반해 30세 미만 성인의 경우 33%다. 



사우스 웨스턴 애비뉴에 위치한 보스코 베이커리 까페(Bosco Bakery Café)의 김준웅 매니저는 1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팁문화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고객들로 카드 결제 시 별도의 팁 옵션을 넣지 않았다”며 “서빙을 하지 않는 특성 상 고객의 80%가 팁을 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성인의 92%가 앉아서 식사할 때 항상 또는 자주 팁을 남긴다고 답한 반면 커피숍에 음료를 살 경우 25%, 서버가 없는 테이크 아웃 식당에서 식사하는 경우 12%가 팁을 남긴다고 답했다. 



한편, 팁을 받는 직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성인은 그렇지 않는 사람보다 자주 그리고 더 많은 양의 팁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집이나 커피숍에서 음료를 구매할 경우 팁을 받은 경험이 있는 성인은 각각 76%, 28% 팁을 주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66%, 22%다.


우미정 기자 mwoo@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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