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영수의 코미디 40년 연예비사 꿈이 나를 만들고 나는 세상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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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영수의 코미디 40년 연예비사 <30-2> 꿈이 나를 만들고 나는 세상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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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영수 코미디언협회장, 오맥스 김기영 회장, 남종현 회장, 성산광학 김일성 사장(왼쪽부터).   /엄영수 제공


#. 사각모자, 빵떡모자의 혈투

김기영 학생은 형이 쓰던 낡은 사각 교모를 물려받아 썼기 때문에 모자의 각이 제대로 잡히지 않고 우글쭈글 문드러져 있었다. 교모는 각이 제대로 잡혀야 위엄이 있어 보이는데 뒤에서 보면 거의 빵떡모자같이 보였다.


조회 시간에 누군가가 기영이는 빵떡모자 뒤집어썼다고 외쳤다. 즉각 돌아보며 네 모자는 빈대떡 판이냐? 왜 놀리고 그래, 너 이따 뒷산에서 맞짱 한번 뜨자, 수업 끝나고 뒷산으로 와즉석에서 결투를 신청했다. 수업이 끝나고 결투장에 양측응원단이 바람 잡는다. 붙어, 시작! 쳐라.


책가방 위에 교복을 벗어놓고 시작하자마자 저돌적인 김기영 학생이 선제타로 눈퉁이를 날리고 발길질로 배를 걷어찼다. 쓰러지는 상대의 목을 졸랐다.


싸움꾼처럼 준비가 돼 있었다. “그래, 내가졌다.” 항복선언을 했다.

미안하다 친구! 이러려고 한 게 아닌데야 그만해! 화해해라! 손잡아! 붙여놓고 말린다. 그 시절엔 그랬다. 이기고도 미안했고 못 말려서 미안했고 구경만 해서 미안했다. 읍내 빵 떡집에서 화해의 악수를 했다. 조그만 뒷동산 싸움에도 격식이 살아 있었다. 다혈질 아이들의 위험한 싸움이었으나 깨끗하게 우정과 화해로 잘 마무리했다. 어른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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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을 우러러 보니 하늘이 복을 주셨다

1609년 네덜란드에서 천체 망원경이 발명됐다는 소식이 유럽 전역에 전해졌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여기에 큰 자극을 받았다. 획기적으로 천체를 관측할 수 있는 천체 망원경을 직접 개발해냈다. 우주 과학연구에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김기영 회장은 정열적 도전적이다. 품질 좋은 국산 망원렌즈 현미경 실험 실습기구를 저렴한 가격에 교육용으로 학교와 공공기관에 납품하였다.


과학기재가 보급되면 그다음엔 관심과 애정 연구와 개발이 자동으로 뒤따를 것을 예상했다계속 판매가 이뤄져야 하는데 애써 만든 발명품들이 우리나라 시장이 취약하니 처음에 좀 팔리다가 어느 정도 나간 후엔 판매가 끊겨버린다. 채산성이 없다. 투자비를 못 건진다. 전멸한다. 카자흐스탄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 수출도 했으나 세계적 브랜드화에는 실패했고 외국 제품과 경쟁력에서 밀려나 판매가 부진하고 1세대 회장 서거 후에는 어김없이 회사가 부도가 나고 회사 문을 닫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비극이다. 김기영 회장은 망원경을 대량 생산하려고 고향 안성에 공장부지용으로 땅을 샀는데 갑자기 부동산값이 폭등하여 순식간에 준재벌이 되었다.


망원경으로 매일같이 하늘을 우러러보니 하늘이 기특하게 생각해 복을 내려준 것은 아닐까? 평생 하늘을 꿰뚫어 보고 있어 하늘의 비밀을 하늘의 뜻을 다 안다나 어쩐다나?

 

#. 맥주병 밑바닥이 선글래스가 되다

성산광학 김일성 사장의 회고: 전자 망원경은 망원경이 잡은 영상을 전자장치로 확대해 더 멀리 더 정교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선명성과 배율을 높인 고급 망원경이다. 물론 우리도 만들 수 있다.


수정이란 돌을 깎아서 만든 렌즈를 돌알렌즈라하는데 50년간 돌을 깎다 보니 손기술이 신의 경지가 되어 선진국의 기계연마에 버금간다.


핼리혜성이 나타났을 때 이 기술로 망원경 배율을 높여서 대박을 터뜨렸다난생처음 돈벼락을 맞았다. 나이가 드니 감각이 무뎌지고 신기에 한계가 왔다. 렌즈 연마기술을 배우는 사람도 없다. 기술의 대가 끊겼다. 외국 제품들은 연구개발에 계속 투자하여 끊임없이 신기술을 발전시켰다. 근본적으로 원자재를 개발하기보다 수입에 의존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50년 전 선글라스 알은 일본 수입품이 너무 비싸서 수입해서 쓰면 안경이 팔리지 않는다. 묘책을 낸 것이 맥주병 밑바닥의 유리를 잘라내 맨손으로 갈아서 국산 선글라스 알을 만드는 것이다.


손기술이 워낙 뛰어난 민족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맥주병 안경알로 달러 소비를 줄이고 국산 선글라스를 생산해 내기 시작했다. 불티나게 팔렸다. 그 누구도 아름다운 선글라스 안경알이 맥주병 밑바닥이란 사실을 모른다. 알면 싸구려라고 선글라스를 다 벗어 던질 것이다.


병 밑바닥은 진한 알코올 엑기스가 다 모이는 곳이 아닌가?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알코올 향에 약간 취해 기분이 매우 좋았을 것도 같다.


#. 공포의 백묵가루 먹고 선진국 만들었다!

시청각 교육 장비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환등기다. 초등학교 때 환등기만 봐도 흥분이 됐고 영상을 볼 때는 신이 났다. 영사막을 손으로 접었다 폈다 했는데 어느 날 스위치를 누르면 자동으로 펼쳐졌다 되감아지기를 반복한다. 매우 신기했다.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이 숨어 있을 거라고 여겨졌다. 일본 제품은 일찍부터 이런 기술을 사용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전자제품은 역시 일제가 최고야 국산품이 감히 따라갈 수가 없어무조건 일제에 아부한다. “한국 것은 못 쓴다니까 일제를 못 따라고? "자기비하하면서 국산 제품을 괄시한다. 자존심이 상하는지 끝에 가서는 그놈들 기술은 하여튼 세계적이라니까 나쁜 놈들 전부 서양 제품 갖다가 베껴먹는 거 아냐 모방하는 건 그놈들 못 따라간다니까."


비난을 퍼붓는다고 일본을 극복하는가자동모터 감속기라는 부품이 개발되면서 고급 자동 영사막이 만들어졌다기술이란 모르면 상상조차 할 수 없게끔 어렵다. 알고 나면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교실에서 칠판에 백묵으로 글씨를 쓰면 필연적으로 백묵가루가 날린다. 미세한 가루가 공기 중에 떠다니는데 좁은 교실에 한 학급당 보통 60~70명의 많은 학생이 있었다. 매일매일 학생과 선생님의 폐에 백묵가루가 들어가 쌓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폐 건강을 해치고 최악의 상황까지 만들 수 있어 대단히 불행한 일이었다. 당시에 1급 법정 전염병인 폐결핵이 많았다. 동네마다 노인은 그렇다 치고 젊은 사람이 폐결핵으로 기침을 하거나 쓰러지는 경우를 자주 보았다. 세월이 흐르면서 학생과 선생님의 건강을 위해 안전한 학습환경을 위해 전자 칠판이 개발된다. 선생님이 노트에 글씨를 쓰면 이것이 영상 전송이 되어 판서가 되는 기계를 만들어 냈다.


공포의 백묵가루를 퇴치하는 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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