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 북한의 공항 인프라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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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북한의 공항 인프라 실상

웹마스터

이보영

평통 통일전략 전문위원


‘포커페이스(Poker Face)’는 카드게임에서 참가자 중 전략적으로 아무런 표정을 짓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카드게임에서 승패의 키(Key)는 자신의 감정은 최대한 숨기고 경쟁자의 표정을 정확히 읽어 내는 것이다.

포커페이스는 카드게임뿐만 아니라 중요 협상에서도 종종 적용되는 전략이다.


북한 정권은 어찌보면 포커페이스 집단이다. 알고 있어도 안되고, 알려고 해서도 안되고, 알아도 말 못하는 사회, 즉 포커페이스가 모인 ‘폐쇄사회’다. 북한의 교통인프라 실상을 파악한다는 것은 그들의 폐쇄성으로 인해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6.25전쟁 때 파괴된 교통인프라가 재건되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다는 것을 북한을 다녀 온 소수의 방문자나 탈북자들의 입소문으로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다.


하늘에 인공위성이 떠 돌면서 북한의 영토와 영해를 샅샅히 내려다 보고, 유무선 통신을 감청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취득된 정보가 일반에게 공개되려면 많은 시간이 경과한 후에야 가능하다. 북한에서 간행되는 교통관련 통계자료나 관련 서적을 구하기도 힘들고, 간혹 입수된 자료라 할지라도 최근에 발간된 것이 아니어서 현재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김 위원장은 차량편으로 평양-개성 간 고속도로

(166Km)를 달려왔고, 고속도로가 끊긴 곳에서 판문점까지는 일반도로(1.4Km)를 이용해 도착했다. 평양에서 판문점까지는 불과 2시간 거리다. 그는 차를 타고 오면서 도로의 노면상태, 도로 주변의 경관, 휴게소의 시설, 도로 주변에 있는 군시설, 주민들의 모습 등 매우 낙후된 실태를 보면서 남측에 감추고 싶었을 것이다.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북한의 교통을 ‘불비’, ‘불편’, ‘민망한 수준’ 이라고 솔직히 말하면서, 평양에 오실 때 “비행기로 오시면 잘 마중하겠다” 고 했다. 6개월 후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요청대로 ‘전용기(B747: 공군 1호)’ 편으로 평양(순안국제공항)을 방문했다. 2박3일 일정의 평양정상회담이 끝날 무렵, 두 정상은 공식일정에 없었던 백두산 방문을 했다. 


두 정상은 다음 날 백두산이 가까운 삼지연공항으로 ‘공군 2호(B737)’를 이용했고, 수행원들은 고려항공 편을 이용했다. (삼지연공항은 B747기의 착륙 불가) ‘고려항공(Air Koryo)’ 은 북한의 유일한 국영 항공사이자 국책 항공사이다.


북한의 항공교통은 매우 제한적이며, 국제선으로는 평양–베이징, 평양–선양, 평양–상하이, 평양–블라디보스톡 간의 4개 정기노선 뿐이다. 국내선은 평양–원산, 평양–함흥, 평양–청진, 평양–삼지연 간 정기노선이 있으나 여객수요가 워낙 적어서 필요시에 승객을 모아서 운항하는 실정이다.


민항기 보유 현황은 약 25대로, 최근에 도입한 러시아제 TU-204, AN-148 최신 기종과 구 소련제 TU-134, TU-154, AN-24, IL-62 등으로 대부분 낡은 기종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은 현재 56개의 공항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중 순수 민간공항은 없는 실정이다. 모두 군용, 혹은 군·민 겸용이다. 국제공항은 평양의 순안공항(FNJ)과 원산의 갈마공항(WOS), 2곳에 불과하다.


평양에서 약 25Km 북쪽에 위치한 순안국제공항은 민군 공용으로 1955년에 고려항공의 허브공항으로 개항되었다. 현재 2개의 콘크리트 활주로가 있으며, 보잉 747기의 이·착륙이 가능하다. 순안국제공항을 이용하는 외국항공사는 중국국제항공(베이징–평양)이 유일하다.


원산국제공항은 갈마해변 명사십리에 위치해 있어서, 갈마국제공항, 또는 명사십리 비행장으로도 불린다.

북한은 한때 원산공항을 미사일 발사 시험장으로 사용한 바 있었다. 삼지연공항(YJS)은 양강도 삼지연시에 있는 공항으로 백두산 관광용으로 개발된 공항으로 해발 1350m 높이에 건설되어 있다.


국제공항 2곳과 삼지연공항엔 콘크리트 활주로에 기본 공항시설 정도만 갖추어져 있다. 구글 지도(Google Map)로 관찰된 북한 비행장들은 활주로만 깔려 있고, 공항시설은 전무한 실정이다. 대부분 공항에는 공군이 주둔해 있고, 공항 옆엔 기차역을 끼고 있는데 이것은 군사용 물자를 연계수송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0개의 민·군 비행장을 제외하면, 공군전용비행장은 46개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황해도의 황주공군기지는 서울과 근접한 거리에 있고, 원산공군기지와 곡산공군기지는 휴전선까지 불과 10분 비행거리에 있다.


한국의 정보당국은 이들 공항의 이·착륙 전투기의 기종과 숫자, 조종사의 숫자까지 파악하며 감시하고 있다. 월경(越境) 대응을 위한 ‘스크램블(Scramble, 비상출격) 작전’ 태세를 갖춘 특수전투비행단도 가동하고 있다.


북한도 고민은 있다. 훈련 중이던 전투기(MIG 19) 1대가 남쪽으로 귀순한 사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부터는 전투기의 연료 주입이 제한적이며, 휴전선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


한때 개성공단과 장마당(시장), 중국 브로커들을 통해 한국의 드라마, 영화 등 영상물 반입이 상당히 있었다. 북한 주민들에게 한국사회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휴대전화도 이미 300만대를 넘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머지않아 개방사회로 가는 변화의 물결이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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