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칼럼] 내 앞으로 계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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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 칼럼] 내 앞으로 계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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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교회사에 등장하는 오네시모 삶에 감동적인 사연이 있다. 오네시모는 골로새 지역에 사는 빌레몬의 노예였다. 그는 빌레몬의 재산을 훔쳐 도망 나왔다가 붙잡혀 로마 감옥에 투옥되었다. 그 감옥에서 사도 바울을 만나 복음으로 새 사람이 되었다. 패륜 노예 오네시모가 변화되어 사도 바울의 ‘믿음의 아들’이 되어 옥중에서 사도 바울을 정성껏 섬겼다. 

사도 바울은 이런 오네시모가 잘 아는 빌레몬의 노예였던 것을 알고 옛 주인에게 돌려보냈다. 오네시모를 편지와 함께 빌레몬에게 보내며 변화된 오네시모를 용서해 주고 형제로 받아주도록 요청했다. 얼마나 황당한 부탁인가? 이 황당한 요청을 하며 바울은 빌레몬에게 혹시 오네시모 때문에 손해 본 것이 있으면 ‘내 앞으로 계산하라!’라고 부탁했다. 이 말은 ‘내가 갚아 주겠다’라는 청유언약이다. 빌레몬은 그 요청대로 오네시모를 받아주었다. 바울이 그 빚을 갚았는지는 모르지만, 주님께서 갚아 주신 것은 확실하다.

2세기 안디옥 교회의 담임 목사였던 이그나티우스는 걸출한 지도자였다. 그가 복음을 전하다 사형수가 되어 로마로 압송 되어 가던 중에 서머나에 잠시 머물렀다. 이그나티우스를 만나 위로하려고 에베소 교회 대표들이 서머나를 방문했다. 당시 황제의 명을 어긴 죄수를 만나는 일을 위험한 일이었다.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에베소 교회 담임 목사 오네시모가 찾아왔다.

이그나티우스 감독은 고마운 마음을 담아 편지를 보냈다. 이그나티우스는 오네시모의 경건과 성품을 칭찬하며 그를 향한 존경을 표했다. 오네시모 목사는 당대에 존경 받는 교회 지도자였다. 이 에베소 교회 오네시모 목사가 빌레몬서에 등장하는 노예 오네시모다. 바울과 빌레몬의 값진 투자는 2세기 교회를 이끈 오네시모 목사로 결실을 맺었다. 하나님께서 갚아 주셨다.

교부 신학자인 제롬(Jerome)은 오네시모가 탁월한 교회 지도자로 변화된 것을 좀 더 자세하게 전한다. 제롬은 오네시모가 디모데의 뒤를 이어 에베소 교회 담임 목사로 일하다 체포되어 로마로 끌려와 돌에 맞아 순교했다고 전한다. 패륜 노예였던 오네시모는 거룩한 모습으로 순교했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에 멋지고 거룩한 투자가 있다. 바울은 비난을 각오하고 빌레몬에게 오네시모를 환대해 달라고 부탁하며 그 모든 부담을 자신이 감당하겠다고 약속했다. 손해를 끼치고 배신했던 오네시모를 받아 준 빌레몬도 버금가는 거룩한 투자를 했다. 그들의 멋진 투자에 오네시모는 거룩하고 아름다운 변화로 보답했다. 동물처럼 취급 받던 노예가 2세기 기독교를 대표하는 교회의 담임 목사가 되었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

오늘도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21세기 오네시모를 돌보는 오늘의 바울과 빌레몬들이 있다. 그들은 미심쩍고 답답해도, 때로는 손해를 각오하고 헌신한다. 복음의 능력과 주님의 은혜를 믿고 젊음과 인생을 투자해서 복음과 사랑을 전하고 있다. 이런 선교사들과 사역자들의 거룩한 희생과 헌신의 투자에 변화된 오네시모와 같은 열매가 있기를 기도한다.

주를 섬기는 현장에서 손해를 보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주님 때문에 손해 보고 상처 받는 우리에게 주님은 뭐라 하실까? 주님은 “내 앞으로 계산하라! (내가 갚아 주겠다!)”라고 말씀하실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주님은 변화된 오네시모처럼 놀랍게 갚아 주실 것을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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