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테스트 옵셔널'이 대세, 컬럼비아대도 영구화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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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테스트 옵셔널'이 대세, 컬럼비아대도 영구화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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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테스트 옵셔널 정책이 대세로 굳어졌다. 인디애나주 노터데임대 캠퍼스. /University of Notre Dame


눈에 띄는 5가지 대학입시 트렌드

자녀 대학 보내는데 드는 비용 계속 인상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불평등' 해소 분위기 확산


대학 입시에도 트렌드가 있다. 트렌드는 꾸준히 진화하기 때문에 30년 전에 대학을 다닌 부모 세대가 경험한 입시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대학입시가 더 큰 변화를 겪었다. 5년 전과 비교해서 입시의 양상이 사뭇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입시 트렌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아본다. 


◇대학들 ‘스티커 프라이스’, 더 높아졌다 

팬데믹 전에는 대학에 재학하기 위해 드는 총비용이 거의 같은 수준에 머물거나, 최소한 가파르게 오르지는 않았다. 특히 사립 대학들은 메릿 스칼라십을 줄이더라도 전반적인 학비는 낮추는 분위기를 유지했다. 그러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많은 가정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다음 해에 대학으로 돌아오지 않는 학생 수가 늘면서 대학도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이에 따라 2023~24 학년도에 많은 대학들이 몇 %씩 스티커 프리이스를 인상했다. 대학 지원자들 역시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대학을 결정할 때 재정 보조와 스칼라십을 중요한 사항으로 꼽게 됐다. 


◇대세로 굳어진 ‘테스트 옵셔널’ 정책

코로나19의 직접적 영향권에 든 2021년 가을학기 입시부터 거의 모든 대학들이 테스트 옵셔널로 정책을 바꿨다. 이는 지원자들이 SAT나 ACT점수를 제출하지 않아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 제도이다. 

2023년 현재 MIT, 조지타운대 등 극소수의 대학들이 다시 표준시험 점수 제출을 의무화한다고 발표하면서 예전의 방침으로 복귀했지만, 대부분 대학들은 테스트 옵셔널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아이비리그 중에서는 유일하게 컬럼비아대가 테스트 옵셔널을 영구화할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테스트 옵셔널 정책을 유지하는 대학 중 상당수는 재정적으로 튼튼하다. 

종합 사립대들과 리버럴 아츠 칼리지(LAC)들은 입학 사정관들을 충분히 고용해서 입시에서 종합평가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다시 말해 지원자가 꼭 표준시험 점수를 제출하지 않아도, 입학 사정관들이 원서의 여러 다른 요소들을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심사하는 시스템이라는 뜻이다. 이에 비해 규모가 큰 주립대들은 신입생 수가 많은 만큼 지원자수가 많은데다 엄청난 양의 원서들을 전부 종합평가 할 만큼 입학 사정관들을 충분히 고용하기 어려운 구조일 수 있다. 그러므로 고등학교 GPA와 표준시험 점수의 조합이 훌륭하다면 주립대 입시에서 유리할 수 있다. 한편 UC 대학들은 SAT, ACT 등 표준시험 점수를 아예 입시에 반영하지 않는 ‘테스트 블라인드’ 정책을 쓴다. UC원서에는 표준시험 점수를 쓰는 난이 없다. 


◇사회경제적으로 동등한 기회를 주는 입시

2020년 5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촉발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운동이 미국사회 전반을 흔들면서 대학 입시에서 불평등을 줄이자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대학들은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하면서 사회경제적으로 보다 다양한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표준시험 점수를 입시과정에서 의무화하지 않는 것도 그 일환이다. 

대신 지원자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해 원서에서 더 많은 작문을 요구하고, 고등학교 카운슬러가 각 학생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다. 환경이 좋지 않은 동네의 고등학교는 기금이 많지 않아 카운슬러들이 많은 수의 학생들을 담당한다. 이 경우 카운슬러가 학생 개인에게 일일이 관심을 가지고 세심한 추천서를 써주는 것이 부자 동네의 부유한 학교들과 비교해서 어려울 수 있다. 어쨌든 대학들이 신입생을 선발하기 위해 적용하는 리크루팅 모델이 과거와 달라져가고 있는 점은 눈여겨 볼만 하다. 


◇입학 사정관들의 개인적인 아웃리치

전통적으로 대학들은 SAT, ACT를 주관하는 기관들로부터 학생들의 이름을 구매해 잠재적인 지원자들을 리크루팅 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많은 대학들이 테스트 옵셔널과 테스트 블라인드로 전환하면서 이들은 다른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대학들은 어떤 학생이 특정 전공에 대해 꾸준히 검색을 하는지 여부 등 더 구체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대상이 되는 학생들에게 개인적으로 디지털 북을 보내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길어진 대기자 명단

최근 몇 년간 대기자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학생 숫자가 크게 늘었다. 

대기자 신분에서 합격자로 바뀌는 학생의 숫자는 더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 지원자들이 원서를 넣는 대학의 숫자가 과거보다 늘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몇 년 전에는 학생들이 10개 정도의 대학에 복수 지원 했다면, 최근 입시를 치르는 학생들은 15~20개의 대학에 복수 지원한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들 역시 실제 등록률을 예상하기 어려워졌다. 

대학이 특정 지원자에게 입학 허가를 준다고 해서 이 학생이 그 대학에 실제로 등록할 가능성을 예측하기가 더 힘들어졌다는 의미다. 지원자들은 불안한 마음에 더 많은 대학에 복수지원하고, 대학은 불확실성 때문에 대기자수를 늘린다. 

그래야 신입생 정원이 미달할 경우 대학이 정원을 채워 재정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김수현 교육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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