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아 최근 많은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대변하는 복수심리에 편승해 평소에 잘 안하던 행동을 했는데 다름 아닌 가족여행을 떠났다. 남들처럼 비행기를 이용한 호사스러운 여행은 엄두도 못내고 소박하게 승용차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샌프란시스코를 다녀왔는데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보험과 연관된 여러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오전에 LA를 출발해서 가는 길은 다행히 트래픽이 심하지 않았다. 중간에 휴식도 취할 겸 들린 식당에서 많은 여행객들이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식당이 보험을 제대로 가입하고 영업하고 있기를 바랬다. 만에 하나 손님이 식중독으로 병원을 가야만 할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러한 사고를 커버할 보험에 가입하고 있지 않다면 손님이 개인적으로 병원비를 부담해야 한다. 물론, 보험에 가입했다면 개인건강보험사에서 치료비 처리가 가능하다. 개인건강보험은 치료와 연관된 장소를 같은 주 내인지 아니면 타 주인지를, 더 나아가서 외국인인지를 보험사에 정확히 보고해야만 치료비 처리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 

필자가 소속해 있던 스터디그룹에서 현장답사 겸 그리스를 방문했을 때 감격적인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그리스 도착 첫날 밤에 사건이 터졌는데 동행했던 한 분이 한밤 중에 아래층에 있는 호텔 로비로 내려가다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신속히 병원으로 옮겨 치료가 다 끝난 뒤 인솔자가 병원치료비 청구서를 요청하니까 그리스는 외국 여행객들에게는 모든 병원비가 무료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너무도 놀랐고 사실 감격스러웠다. 만약에 이런 제도가 없는 나라를 방문했다가 사고가 났다면 개인건강보험의 종류에 따라서 외국에서의 병원비를 커버받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본인이 꼼짝없이 부담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외국여행을 준비할 때 가입할 수 있는 건강보험이 있기 때문에 여행사에 문의하면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 후 자전거를 대여해서 타운을 돌아다닐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만약에 자전거를 타는 도중에 사고가 나서 병원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이 발생했다면 일단은 병원을 방문해서 치료를 받아야 되겠지만 누구의 잘못인가에 따라서 나의 치료비를 나의 건강보험으로 처리할 것인지 아니면 상대방에게 청구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물론 나의 부서진 자전거는 나의 책임하에 렌트를 했기 때문에 사고가 내 잘못이라면 당연히 나의 비용으로 처리를 해야만 한다.

팬데믹 때문인지 샌프란시코의 명물인 ‘케이블카’를 탈 수 있는 기회는 없었지만 만약에 기회가 있었고 타는 도중에 사고가 났다면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응급치료비는 전차회사에서 담당할 것이고 사고가 개인의 잘못이고 장기적인 치료를 요한다면 개인건강보험으로 커버받을 수 있다. 이번에 가족여행을 하면서 새삼 느낀 것이지만 건강보험은 필수로 생각해야 한다. 유난히도 한국 분들은 건강보험을 경시하고 돈 낭비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데 아무리 몸이 건강하다고 자신을 해도 미국이라는 나라의 병원비는 가히 천문학적이기 때문에 미리미리 준비하는 게 좋겠다.

문의 (213) 383-6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