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4명 중 1명은 '아시안 정체성' 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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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4명 중 1명은 '아시안 정체성' 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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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정체성 숨긴다' 국가 별 비율(2023). /퓨 리서치센터



퓨 리서치센터, 7006명 대상 조사

차별 등 부정적인 편견 두려워해

아시아계 중 비율 가장 높아



#북가주에서 태어나 이민 1세 부모 밑에서 자란 박연희(27)씨는 중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미역국을 먹었다가 ‘역겨운 음식을 먹는 아이’라는 딱지가 붙어 친구들 앞에서 한국 음식을 기피하기 시작했다. 또한 백인 친구들과 문화적 격차를 없애기 위해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등 한국 문화적 관행들은 의식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성인 5명 중 1명은 차별 등 아시안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우려해 아시안 정체성을 숨긴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인의 경우 4명 중 1명 꼴로 아시안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 아시안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퓨 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국 내 아시아계 성인 7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아시안 성인의 20%가 ‘조롱’에 대한 두려움과 ‘백인들과 어울리고 싶은 욕구’ 때문에 아시안 문화와 종교적 관습, 전통음식과 의상 등을 의식적으로 숨긴다. 

이같은 현상은 아시아계 성인들 사이에서도 국가 별, 세대 별, 연령 별, 언어 별로 차이가 큰 것이 드러났다. 국가별로는 한인들이 타아시아 국가 출신 성인들과 비교해 아시안 정체성을 숨기는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인은 25%, 중국계는 19%, 베트남계는 18%, 필리핀계는 16%, 일본계는 14%가 아시안 정체성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미국 태생 아시안 중 32%가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은 반면 아시아계 이민자는 15%에 불과했다. 최소 1명 이상의 이민자 부모를 둔 아시아계 2세는 38%, 아시아계 3세는 각각 11%로 나타났다.  

18세~29세 아시아계 성인은 다른 연령대 보다 아시안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는 성향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30세 미만 아시아계 성인 중 39%는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30~49세는 21%, 50~64세는 12%, 65세 이상은 5%가 아시안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아시아계를 향한 주류사회의 ‘부정적인 편견에 대한 두려움’과 ‘백인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방법’ 등이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우미정 기자 mwoo@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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