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암 검진, 몇 살까지 받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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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암 검진, 몇 살까지 받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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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빈

임영빈 내과 원장


이정도 나이 들었는데 굳이 암 검진을 해야 하나? 검진받기도 힘든데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나? 

노년내과 전문의로서 70대 후반은 물론 80대 90대 어르신들께도 암 검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가이드 해드리는 노하우를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 결론부터 이야기한다면 ‘몇 살까지'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때’까지가 정답이다.  


흔히 몇 살까지 받아야 하는지는 권고문 때문이다. 위 내시경은 75세까지, 대장 내시경은 75세까지, 유방암 검진은 75세까지, 폐암 검진은 80세까지 권장하는 의학계 권고문 때문에 헷갈린다. 하지만,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 외래로 방문하는 80세 환자와 요양병원에서 병치레를 하는 80세 환자를 같은 기준으로 치료하면 안 되는 것과 같다. 따라서 환자의 위험 요인과 현재 기저질환을 기반으로 예후를 살펴서 각종 암 검진의 득과 실을 따져 결정해야 한다. 바로 똑같은 내용이 의학계 권고문에서도 75~80세 이상 환자에게는 의사와 상담을 권장한다고 써 있다. 


그렇다면 예후를 살펴서 득과 실을 따져야 한다고 하는데 이것을 다르게 표현하면 ‘기대수명’이라고 한다. 이런 기대수명을 예측하는 연구분야도 넓지만 가장 대표적인 도구는 UCSF에서 발표한 ePrognosis.com이다. 환자의 기저질환과 현재 건강상태를 넣으면 유방암과 대장암 검진이 도움이 될지 알려준다.  



이렇게 연구결과들과 공공기관에서는 10년 이상 못 사는 사람들한테는 암 검진을 권장하지 않는 것을 권고하지만, 실전에 ‘10년 이상 못 살 것 같으니 검사 안 해줄 거예요’라는 말을 의사가 하기 어렵다. 그러기 때문에 환자와 의사가 의논하여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결론에서 이야기한 ‘환자가 원하는 때'까지 암 검진을 하는데, 환자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떠한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의사와 의논하여 결정하는 것이다. 어떤 환자는 80세까지 건강하게 살았으니 더 이상 암 검진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80세에서 85세까지 죽기 전까지 암 때문에 병치레 하기 싫으니 미리 조기암을 발견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기 때문에 필자의 건강한 91세 남성도 지난 달 대장내시경을 성공리에 잘 마쳤다. 물론 기저질환이 적었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며 하루에도 한 시간씩 땀을 내며 자전거 타는 특이한 케이스이긴 하다. 


암 검진 대화는 3~5분 진료에서 이뤄지는 것이 불가능하다. 환자 본인의 인생 가치관을 또렷하게 잡아줘야 하고, 앞으로 받을 암 검진의 어려움을 설명하며, 암이 발견되었을 시 어떻게 또 얼마나 치료하고 싶은지도 의논하고 결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암 검진 외에도 중요한 검진들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암 검진에 너무 치중되어 있지 않고, 운동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우울증 검사, 요실금 검사 등 노인성 질환들에 더욱 신경쓰는 문화가 생기길 바란다. 문의 (213) 909-9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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