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행복칼럼] 환대(Hospitality)와 현대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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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의 행복칼럼] 환대(Hospitality)와 현대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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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대(Hospitality)'가 화두다. 환대(歡待)란 관대하고 호의적으로 대접한다는 의미다. 환대는 인류의 중요한 덕목으로 문학과 철학의 주제가 되어 왔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등 고대문학에 환대가 있다. 톨스토이나 도스토옙스키도 작품에서 환대를 다룬다. 

   

20세기 말까지만 해도 환대는 관광·경영 분야 용어였다. 호텔과 식당 경영에 환대가 경영전략이었다. 이런 환대를 국제정치와 현대사회의 화두로 이끈 사람은 현대 철학자 자크 데리다(Derrida)이다. 알제리 출신 유태계 프랑스인으로 평생 이방인이었던 데리다는 <환대에 대하여>라는 책을 썼다. 그는 지구촌이 직면한 난민과 이주민 문제의 해법으로 '환대'를 제시한다. 

   

시카고 트리니티 신학대학원 신약학 조슈아 지프(Joshua W Jipp)교수는 <환대와 구원>이라는 책에서 성경 속에서 '환대'를 정리했다. 그는 인류를 향하신 하나님 사랑을 환대로 설명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환대를 받은 성도가 낯선 이웃을 환대하는 것이 하나님 자녀의 도리라고 강조한다.

   

이런 점에서 성경은 환대의 책이다. 하나님께서 환대를 시작하셨다. 하나님은 환대의 하나님이시다. 노아와 그 가정을 구원하심도 아브라함을 선택하심도 하나님의 환대다. 도망자 모세를 찾아가 만나시고 세우심도 하나님의 환대다. 다윗에게 회복을 주심도 하나님의 환대다. 구약은 거듭거듭 이스라엘 백성을 환대하신 하나님을 보여준다. 하나님의 환대를 받은 백성들에게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환대하라고 명하신다. 환대는 하나님 명령이다. 

   

신약 복음서에는 예수님의 환대가 가득하다. 버림받은 여성, 병자, 이방인을 예수님께서 환대하신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는 환대를 구원의 문제와 직결시킨다. 탕자의 비유는 하나님 아버지의 환대를 극적으로 그린다. 가룟유다의 흑심을 아시는 예수님께서 그를 초청한 성만찬은 예수님의 환대 정신을 보여준다. 신약 환대의 절정은 골고다 언덕 십자가다. 성경적 환대는 십자가 정신을 담고 있다. 이웃을 넘어 원수도 환대하는 것이 십자가 환대 정신이다. 

   

사도행전에서 환대는 선교의 문을 여는 열쇠다. 8장에서 내시를 환대한 빌립이 에디오피아 선교의 문을 열었다. 다메섹 제자들이 악명높은 사울에게 환대를 베푼다. 베드로를 환대한 고넬료는 성령을 받았다. 빌립보에서는 루디아가 바울 일행을 환대했다. 데살로니가에 야손, 고린도에 디도 유스도가 선교팀을 환대한다. 흥미롭게도 사도행전은 사역자들이 환대의 대상이다. 

   

현대교회가 옹색해지고 천박해졌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초대교회와 비교하면 현대교회의 환대는 치명적으로 빈약하다. 로마 인구의 10% 미만이었던 3세기 기독교는 로마를 흔들었다. 교부 암브로시우스, 크리소스톰, 그리고 어거스틴 등은 환대를 신앙생활의 중심으로 인정했다. 그들은 환대 정신으로 무장하여 세상을 섬겼고 세상을 변혁했다.

   

환대는 변화와 성숙을 낳는다. 활발한 선교현장에 환대가 있고 활기찬 교회에 환대가 있다. 환대는 갈등과 투쟁을 막고 상처를 감싼다. 최근 목회자를 섬기는 '샬렘'에 참석했다 ‘환대’ 정신이 보여 좋았다. 수용, 배려, 양보로 장식된 환대가 이어져 환대가 왜곡되지 않기를 바란다. 환대받는 사람도 환대하는 사람도 행복을 누린다. 환대는 행복으로 가는 왕도(Royal Road)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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