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 개스(Gasoline) 값은 왜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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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개스(Gasoline) 값은 왜 오를까

웹마스터

이보영

한진해운 전 미주지역본부장


요즘 개스(Gasoline)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개스 넣기가 겁이 난다. 개스값이 오르니 운전할 때, 두 가지를 자주 체크하게 된다. 주유소 앞을 지날 때 ‘가격표지판(Price Board)’을 쳐다 보게 되고, 차량계기판(Dashboard) 속의 ‘연료게이지(Fuel Indicator)’를 살피게 된다. 그러잖아도 도로상엔 ‘전기차’가 눈에 띄게 많아졌는데, 개스값이 하루가 다르게 인상되니 마치 개스회사가 ‘전기차’에 대한 판매촉진을 대행해 주는 것 같다.


통상적으로 여름철이 지나면 개스값이 하락하는게 정상인데, 금년 가을은 예외적일 것 같다. CNN은 이번 노동절이 포함된 황금주말엔 “도로를 달리는 운전자들은 기록적으로 가장 높은 개스 비용을 치르면서 여행하게 될 것” 이라고 발표했다.


여름이 시작되던 5월말 현충일(Memorial Day) 무렵, 전국의 개솔린 평균가격은 $3.60/G 였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8월말 현재 주요 11개주(州)의 개스 평균가격은 $4.50/G 수준이며, 여름이 끝나가는데도 개스가격이 하락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예견하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의 개스 평균가격은 $5.32/G로 미국에서 가장 높고, 그 다음이 하와이, 애리조나 순으로

분석되고 있다. 캘리포니아가 가장 높은 이유는 주정부의 높은 유류세와 각종 환경규제의 비용 부담이 주된 원인이다.


개스값의 상승 이유로는 여러 요인들이 있지만, 가장 큰 첫 번째 이유는 ‘OPEC (석유수출국기구)’의 원유 공급제한 조치이다. OPEC은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주엘라, 5개 산유국(産油國)이 석유정책의 조정을 위해 1960년에 결성한 단체이다.


세계 제2위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7월부터 원유수출을 감소시켰다. 유가상승을 계속 유발시키기

위해 하루 100만 배럴의 원유 생산량을 감산하고, 사우디 국왕은 생산량 감축을 9월말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자국 경제에서 높은 석유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젊은 인재들을 양성하여 그들을 위한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야심찬 계획, ‘VISION 2030’ 에 자금지원을 위해 유가인상을 계속하겠다는

정책도 밝혔다.


제3위 산유국인 러시아는 전쟁 상황으로 인해 8월초부터 원유감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원유가격은 한달 전 배럴당 $70 수준에서 최근엔 배럴당 $80 수준으로 인상되었다. 투자분석 전문가들은 향후 원유는 배럴당 $85 ~ $95 선으로 인상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개스값 상승의 두번째 이유는 금년 여름의 기록적인(Breaking Record) 폭염이 전국을 덮쳤기 때문이다. 지난 7월은 애리조나, 텍사스, 뉴멕시코,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전 지역이 기록상 가장 뜨거운 달이었다. 애리조나주의 피닉스는 7월 한달 내내(31일간) 연속으로 낮 기온이 110F 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장시간의 폭염은 정전(停電) 사태를 유발시킨다. 많은 정유소들이 정전으로 정상적인 작업을 할 수 없었고, 일부 노후화된 정유소들은 아예 가동을 중단해 버렸다. 계절적으로 여름은 특히 석유수요가 많은 시기인데, 정유소의 비정상 가동으로 휘발유 및 디젤의 생산량이 다른 계절보다 오히려 감소된 것은 가격인상을 더욱 부추겼다.


미국 정유소뿐만 아니라, 멕시코만 연안에 위치한 정유소들도 금년 여름에 총생산 능력의 92%의 가동율에 그쳐 설상가상으로 유가에 타격을 주었다.


AAA의 대변인, 앤드루 그로스는 “대부분 정유소들이 9월부터는 정상적인 가동상태로 돌아오기 시작했으며, 차츰 원유 공급량은 증가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발표를 했다.


작년 6월, 러시아가 우크라전쟁으로 원유 채굴 중단을 발표했을 때, 미 전국의 평균유가는 $5.02/G로

최고가의 기록을 세웠다. 당시 1년 후엔 평균 $6/G 선이 넘을 것으로 예측했으나, 바이든 행정부가 비상용 비축유를 공격적으로 방출했기에 아직 $6/G 선까진 못미쳐 큰 다행이다. 만약 개스값이 $6/G 선까지 치솟는다면, 소비자들은 아마도 값싼 개스를 찾아 차량에 주입하거나, 대중교통 이용이 증가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기의 질(質)을 저하시켜 대기오염(Atmospheric Pollution) 문제를 일으키고, 행정부의 ‘클린 에어’ 정책에도 위배될 것이다.


현대사에서 “석유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하고, 석유의 변화가 세계를 변화시킨다” 는 말이 있다.

‘석유’는 세계 경제와 국제 정치를 움직이는 핵심 동인(動因)이기 때문이다. 석유의 중요성은 단순히 에너지나 원료로서의 가치가 있다는 차원에만 머물지 않는다. 석유는 전 세계의 모든 국가들의 욕망이 집중되는 이해관계의 중심적 요소이며, 전략자원이기 때문이다.


개스가격의 고공행진은 서민들의 발을 묶는 일이다. 따라서 물적, 심적 부담으로 생활을 위축시킨다.

정부는 개스값 안정을 위해 원유확보, 정유시설 및 유통과정 개선 등의 다양한 석유 관련 정책을 시행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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