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 혐의자 사진 내붙인 H마트…고객들 마음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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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 혐의자 사진 내붙인 H마트…고객들 마음 '불편'

웹마스터

LA한인타운 내 일부 H마트는 CCTV를 통해 확인된 제품을 훔친 사람들의 사진을 공개하고 있어 고객들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사진은 마당몰 H마트(위). 코리아타운플라자 내 H마트 입구에 나붙은 절도 용의자 사진들.  우미정 기자




'징역 1년 선고 가능' 문구 섬뜩

"쇼핑하며 주위 둘러보게 된다" 

"예방효과보다 되레 불안" 반응  


수퍼마켓 체인 H마트의 LA한인타운 매장 입구에는 절도 혐의자들의 사진이 나붙어 있다. 최근 해당 매장에서 물건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들이다. 한인으로 보이는 사진들도 있다. 식료품 쇼핑을 나온 많은 한인들은 처음엔 "이게 뭐지"라고 살펴보다가 도둑이 많은 마켓에 오게 된 데 대해 불편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29일 오후 코리아타운플라자 내 H마트 입구에는 상습 절도 혐의자 14명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마켓 측은 '사진 속 혐의자를 목격하는 쇼핑객들의 신고를 부탁드린다'는 메시지와 함께 '절도 혐의로 체포돼 유죄가 인정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달러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것'이라는 문구도 입구에 부착해 뒀다.  


절도 피해를 당한 마켓의 대응을 두고 일부는 "적극적인 대처로 안심이 된다"는 태도였지만 대부분은 '찜찜하다'는 반응이었다.    


샌타클라리타에 거주하는 미셸 이씨는 “절도범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은 좋지만 솔직히 기분이 찜찜하다”며 "장을 보러 와서 이런 범죄 혐의자 사진들을 보면 불안하다"고 말했다. LA에 거주하는 애나 김씨는 “무섭고 끔찍하다. 쇼핑 도중 주위를 자꾸 둘러보게 된다. 마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지만 자주 장을 보러 오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핸드백 대신 여행용 허리백을 지참하고 다닌다는 지나 강씨는 “최근 한 한인 마켓에서 장을 보다 잠깐 한눈 파는 사이에 쇼핑카드 위에 올려 둔 지갑을 도둑맞은 경험이 있다”며 "그렇다고 한인 마켓을 안 갈 수도 없고”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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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마트 관계자는 “최근 매장에는 젊은 한인 절도범들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근무하던 직원 수가 적었던 어느 날 저녁, 한인 도둑이 고급 술을 훔친 뒤 비싼 BMW 차량을 타고 도주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젊은 한인 남성 3~4명이 계산대 밑으로 소주를 박스 채로 밀어서 빼낸 후 물건을 들고 달아난 적도 있다”며 “뒤 쫓아간 직원에게 총을 꺼내겠다고 위협까지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마켓 측은 “CCTV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별의 별 좀도둑이 많아 정말 가관”이라고 밝혔다. 도시락을 비롯해 껍질이 제거된 과일, 김밥, 음료수 등 장을 보면서 진열된 음식을 먹고 유유히 매장을 빠져나가는 ‘먹튀족’부터 가격이 저렴한 파와 두부만 계산하면서 비싼 소고기, 갈비 등은 가방에 집어넣고 출구로 향하는 좀도둑 직장인도 있다고 한다. 


또, 어린 아이와 함께 마켓에 온 한인 여성은 아이가 울고 불고 하는 바람에 주변 사람들이 정신이 없는 틈을 타 가방에 물건을 집어넣는가 하면, 한 한인 할머니는 카트 바구니에 고기를 잔뜩 싣고 밖으로 나가버리기도 한다고 마켓 측은 설명했다. 


마켓 관계자는 "한 달에 30회 이상 절도 행위가 목격되며 피해액은 1000달러가 넘을 것"이라며 “H마트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젊은 타인종과 노숙자 도둑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장을 보기 전 핸드백이나 가방을 고객서비스(CS)에 맡기는 것이 원칙이지만 코로나19 이후 통제가 불가능해졌다”고 전했다.  


한편, H마트는 매장 내 환경미화 직원과 경비원 배치를 늘리고, 입·출구를 하나로 통합하는 등 절도범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경찰에 신고를 해도 총격사건이 아닌 이상 신속히 출동하는 일이 없어 고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미정 기자 mwoo@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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