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행복칼럼] 마음과 감동을 전하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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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의 행복칼럼] 마음과 감동을 전하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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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명 문장을 읽었지만, 읽었던 글 중에 성경을 제외하면 가장 감동적인 글은 어머님 편지다. 지금부터 35년 전 군종목사 후보생으로 기초 군사 훈련 중에 받았던 어머님 편지다. 고달프고 힘든 훈련 기간에 가장 큰 위로는 편지였다. 그 시절 우리는 모두 무작정 편지를 기다렸다.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면 구대장들이 편지를 나눠주었다. 구대장 호명을 받고 앞으로 나가 편지를 받는 그 기분은 설명하기 어렵다. 그 시절 편지는 큰 위로였고 선물이었다. 모든 편지가 좋았다. 심지어 모교 학보사에서 보내 준 허접한 신문도 반가웠고 교회가 보내 주는 주보 뭉치도 반가웠다.

훈련 중에도 주말 휴식 시간에 공중전화 통화가 가능했다. 부모님이나 친구의 목소리를 듣는 꿀맛 같은 시간이었다. 어느 날 통화 중에 어머님께서 “그곳에서는 무슨 시간이 가장 즐거운 시간이냐?”라고 물으셨다. 편지 받는 시간이라고 대답했다.

한 주쯤 지나 어머님 편지를 받았다. 한 점의 여백도 없이 빼곡하게 적혀 있는 어머님 편지에는 어머님의 절절한 사연이 담겨 있었다. 어머님 편지를 훈련 기간 내내 읽고 또 읽었다. 휴식 시간마다 읽었고 취침 전에도 읽었다. 너무 자주 읽다 보니 닳고 닳아 구멍이 났다. 그 편지를 소중하게 보관했었는데 이사하다 분실했다. 너무 아쉽고 안타까웠다.

여류작가 ‘도리 매컬로 로슨’은 '세상을 바꾼 65개의 편지'라는 책에서 위인들이 자녀들에게 쓴 편지를 소개한다. 그들의 사상, 지혜, 그리고 가족 관계를 보여주는 이 책에는 아들의 생활이 마음에 안 들어 일자리를 구해주지 못하겠다는 에디슨, 바쁜 일정이지만 일 년 중 한 달은 꼭 같이 지내자는 아인슈타인, 전쟁터 아들에게 아무리 힘들어도 약혼녀에게 자주 편지를 쓰라고 충고하는 루스벨트 등 위인들의 솔직한 모습을 담았다.

얼마 전 세브란스 병원에서 간단한 수술을 받았다. 수술 전날 혼자 병실 침대에 혼자 덩그라니 누워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우울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아들이 보낸 메시지가 왔다. 한글 쓰기가 다소 서투른 1.5세 아들은 늘 간단한 메시지를 보내는데 그날은 제법 긴 메시지를 보냈다.

아들 메시지는 이랬다. “아빠! 여긴 아침! -중략- 아빠와 나눈 대화 후에 ‘미지근한 인생’을 생각했어. 여러 보건학자는 뜨겁거나 차가운 물보다 미지근한 물이 좋다고 해. 삶도 화끈한 삶보다 미지근한 인생이 좋지 않을까? 아빠! 수술 잘 받고, 이젠 좀 미지근한 삶을 살아봐요! -중략- 아빠 사랑해요!” 수술실에서 궁상을 떨고 있을 아빠에게 맘을 담아 보낸 편지였다.

자기가 전공하는 보건학으로 아빠에게 맘을 전하는 아들 편지로 미소도 짓고 눈물도 흘렸다. 최근 책을 주문하며 보내온 독자의 짧은 메모(매주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등등)를 읽고 또 읽었다. 고마운 독자의 마음에 힘이 났다. 마음을 전하는 데는 편지가 적격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글을 읽을 때는 편지를 읽듯 읽고, 글을 쓸 때는 편지를 쓰듯 쓰려고 한다.

많은 문자를 주고받는다. 별 생각 없이 문자를 주고받기도 하고, 때로는 전해 받는 문자와 동영상을 아무 생각 없이 전달하기도 한다. 아들과 독자의 메시지를 받고 가능하면 마음을 담은 문자를 보내기로 했다. 편지를 쓰듯 마음 담은 메시지를 전하고 마음 담긴 메시지를 받고 싶다. 마음 담은 메시지로 감동을 주고받고 싶다. 오늘도 따뜻한 맘을 주고받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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