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 경쟁, 비슷한 배경의 지원자들 비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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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내 경쟁, 비슷한 배경의 지원자들 비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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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입시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테네시주 밴더빌트 대학 캠퍼스. /Vanderbilt University


명문대 지원시 나는 누구와 비교되나

주어진 환경에서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가 관건

같은 지역 출신 비교, 같은 '훅' 가진 학생끼리 경쟁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엘리트 대학들의 합격률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대학 지원자들은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더 많은 대학에 원서를 넣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1000~2000명을 선발하는 대학에 4~5만명의 지원자가  몰리고, 수백명의 신입생을 뽑는 소규모 대학에 5000명 이상이 지원하는 상황이다. 탑 대학을 지망하는 학생들은 수많은 지원자들 중 내가 과연 누구와 직접적으로 비교되며 심사 과정을 거치는지 궁금해 할수밖에 없다.  


◇비슷한 배경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지원자들이 매우 다양한 배경에서 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지원자들이 살아온 배경과 수준을 분류해서 다른 선상에 두고, 비슷한 지원자들끼리 비교의 대상으로 삼는다. 

이런 가정을 해보자. 어떤 지원자는 매우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 연 학비가 5만불씩 하는 비싼 사립 고등학교를 다니고, 부모의 지원을 받아 특별한 과외활동을 하고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독특한 경험을 쌓았다. 이 학생은 대학 원서에 쓸 프로파일의 질과 완성도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부모의 재력으로 목돈을 들여 대입 컨설팅도 했다. 

이에 비해 어떤 지원자는 AP 클래스가 제공되지 않는 가난한 동네의 고등학교를 다니고, 하루하루 힘겹게 사는 가정에서 자랐으며,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지 못해 다양한 과외 활동을 하기가 어려웠다. 심지어 빈곤 수준에 처해 학생 본인이 가족들을 돕기 위해 학기 중 일을 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SAT 학원이나 대입 컨설팅은 불가능한 이야기다. 

이처럼 성장 배경이 다른 두 지원자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고 대학은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입학 사정관들은 이들이 각자 주어진 환경에서 가능한 자원을 얼마나 최대한 활용했는지를 심사한다. 


◇고등학교 

같은 고등학교를 다닌 학생들은 대체로 학교에서 제공되는 수업과 클럽, 스포츠, 자원 등을 비슷하게 누리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같은 고등학교에서 특정 대학에 똑같이 지원한 학생들끼리 비교하면 유사한 기회와 자원을 가진 학생들이 서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결과를 냈는지 파악하기가 쉽다. 

이렇게 말하면 혹시 대학이 각 고등학교마다 전교 1, 2등만 비교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수 있다. 그러나 대학은 미국의 수많은 고등학교가 가진 프로파일과 명성 또한 고려한다. 학업 성취도가 높고 교내 경쟁이 치열한 고등학교와 학업 성취도가 낮고 성적 인플레이션이 만연한 고등학교를 대학은 다르게 볼 것이다. 종합 평가(홀리스틱 리뷰)라는 것은 지원자의 환경과 맥락 안에서 여러 요소를 감안한다는 뜻이다. 


◇로케이션 

지원자들은 미국의 50개 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흩어져 살며, 각 나라와 도시는 고유의 특징을 갖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어떤 지원자는 자원과 기회가 풍부한 뉴욕 출신이고, 어떤 지원자는 인구가 적은 웨스트 버지니아주 또는 알래스카주 출신이며, 어떤 지원자는 필리핀이나 아프리카 르완다의 작은 지방도시 출신이다. 결과적으로 입학 사정관들은 같은 지역 출신 지원자들을 비교해서 심사한다. 대학들은 각자 심사의 가이드라인이 되는 기준을 가지고 있다. 


◇대학의 필요에 부합하는 지원자는 따로 분류 

이 점이 변수다. 많은 엘리트 대학들은 매해 필요로 하는 분야가 있다. 

이를 채우기 위해 해당 대학은 조건에 부합하는 학생의 합격에 우선순위를 둔다. 지원자의 입장에서 보면 ‘운’ 이라고 하는 것이 이 때 크게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대학의 필요는 다양한 카테고리에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탑 운동선수, 인터내셔널 학생, 레거시, 매우 훌륭한 성취를 보인 뮤지션, 미술가, 댄서, 또는 대학이 가진 특별한 프로그램에 진지한 흥미를 보이는 학생, 그리고 남자 지원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STEM분야에서 성비 균형을 맞추기 위해 대학이 여학생을 찾는 경우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런 종류의 특별한 카테고리에 내가 속한다면 ‘훅을 갖춘’ 지원자가 되는 셈이다. 

한 가지 알아야 할 점은 이렇게 훅을 갖춘 지원자는 다른 종류의 훅을 보유한 지원자들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별한 카테고리에 속한 지원자는 오직 본인과 똑같은 카테고리에 속한 지원자들과 경쟁한다. 

이 작업은 오케스트라를 연상하면 이해하기 쉽다. 대학이 하나의 오케스트라이고, 대학의 필요를 오프닝이라고 상상해 보자. 어느 해에 오케스트라는 비올리스트와 드러머를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러면 수많은 지원자들 중에서 비올리스트가 되기에 충분한 학생들을 추려서 특별 카테고리 범주에 넣고, 이들 지원자끼리 비교해서 선발한다. 

또한 드러머가 될 지원자들에게 우선순위를 두고 따로 분류한 뒤 이들 지원자를 전체 지원자 풀과 비교하지 않는다. 이 경우 여전히 합격이 보장되지는 않으나, 전체가 아닌 소수의 풀에서 경쟁한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김수현 교육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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