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막은 거리음식 … 타운 주민들 "너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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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막은 거리음식 … 타운 주민들 "너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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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한인타운 버몬트가의 한 거리 음식판매상은 보도를 거의 막은 채 영업을 하고 있다. / 이해광 기자 


 

기름 냄새 진동, 쓰레기 오수 까지

위생 상태 우려할 수준, 단속 없어

주변 업소와 마찰, 대부분 'No 퍼밋'

 

 

 LA 한인타운 1가와 버몬트 코너의 보도에서는 매일 오후 3시 쯤이면 똑같은 광경이 반복된다. 흰색 깡통밴 한 대가 스트릿 파킹을 하고 나면 몇 명의 라티노들이 밴에서 내려 테이블, 텐트, 그릴, 프로판가스통 등을 부지런히 꺼내 놓고 신속하게 '거리 식당'으로 변신시킨다. 보도 음식 판매상(sidewalk food vendor)이다. 이들은 넓지 않은 보도를 거의 다 차지하며 자정 넘어 까지 음식을 팔고야 떠난다. LA일원에는 이런 보도 음식 판매상이 1만개가 넘는다. 

LA 한인타운 곳곳에도 보도 음식판매상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트래픽이 많은 거리에는  대 여섯  블록에 하나 꼴로 자리 잡고 있다. LA만의 독특한 거리 문화라고 하지만 보행자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 청결하지 못한 위생 상태,  대부분 퍼밋 없이 영업한다는 점에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크다.  

주민들의 보도 음식 판매상에 대한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생활의 불편함이다. 한 한인은 “저녁에 산책을 하다 보면 보도 음식판매상의 바비큐 연기, 기름 냄새와 보도를 가로 막은 손님들 때문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라며 “특히 맛집으로 알려진 곳 주변 길은 손님들 차가 몰리면서 더블 파킹 등 교통에도 방해가 된다”고 전했다. 

청결하지 않은 위생 상태는 늘 도마에 오르고 있다. 대부분 영세하다 보니 식재료 관리나 조리 상태가 지적을 받는다. 여기다 일부 음식판매상은 각종 오수와 폐수를 방출하거나 쓰레기를 주변에 방치해 쥐들이나 해충이 더 많이 번식하게 됐다는 불만이 높다. 각 지역 시의원 사무실과 시청에는 이와 관련 끊임없이 시정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음식판매상 근처에 거주한다는 한 한인은 “솔직히 음식을 조리 하는 사람의 위생과 식재료의 보관 상태를 보면 찝찝해서 피하게 된다”며 “게다가 영업을 마치고 제대로 청소를 하지 않고 가서 음식물 찌꺼기도 자주 눈에 띤다”고 전했다. 

주변 업소와의 마찰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한인타운 한 샤핑몰은 파킹랏 언저리에 음식 판매상이 자리 잡으면서 입주 상인과 고객의 불만이 커지자 얼마 전부터 '폴리스라인 테이프'를 둘러 아예 영업을 못하게 막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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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음식판매상은 LA시에서는 합법화됐지만 시 정부가 발급하는 퍼밋, 즉 영업허가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 ‘시빌 이츠’(Civil Eats)에 따르면 LA 일원 약 1만개의 보도 음식판매상 중 퍼밋이 있는 경우는 200여개에 불과하다. 이는 캘리포니아주의 음식 소매 규정에 부합한 보건국의 라이선스를 먼저 취득해야 퍼밋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세한 음식 판매상에게는 위생국의 관문을 넘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해 9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거리 음식 판매를 더 쉽게 하도록 보건국의 라이선스 취득 요건을 완화하는 법안(SB972)에 서명하기는 했지만 아직 까지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 음식판매상에 대한 단속이 간혹 이뤄지기는 하나 역부족이다. 샌타애나에서는 얼마 전 부적합한 음식 판매와 퍼밋 미비 등의 이유로 100곳의 보도 음식판매상에 대한 단속을 펼쳤지만 대부분 몇 일 뒤 다시 영업에 나섰다. 이와 관련 많은 주민들은 삶의 질 저하 뿐 아니라 건강 상의 위협을 주는 거리 음식에 대해 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해광 기자 hlee@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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