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칼럼] 경청하는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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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칼럼] 경청하는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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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옥  

시인· 나성영락교회 권사   

     
세종대왕을 존경한다. 한국의 역사 중 가장 위대한 왕은 세종대왕이라고 한다. 그는 모든 백성이 읽기 쉽고 쓰기 쉬운 훈민정음을 창제하였으며 조선의 유학 연구기관인 집현전을 설치하고 측우기, 해시계, 물시계, 등등 여러 과학 발명품들을 탄생시켰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분야에 찬란한 발전을 이루었다. 이같은 업적을 이룰 수 있게 됨은 백성을 사랑하고 백성의 말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이다. 모든 부분이 존경스럽지만 이렇게 백성의 말을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경청하는 리더로서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세종은 백성들의 말을 잘 듣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썼다. 가장 대표적인 수단은 경연(經筵)이다. 한국 역사에서 경연을 가장 좋아했던 왕은 세종대왕이다. 경연의 시작은 고려시대 1105년 (예종10년)이다. 이전까지 비공식적으로 해 왔던 경연을 세종은 공식적으로 정례화하고 신하들의 학문과 재능을 시험하고, 신하들의 의견을 듣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정책을 결정했다. 

우리가 실감할 수 있는 가장 큰 예는 1427년(세종9년)의 경연에서 신하들은 조선의 수도를 한양으로 옮기자는 의견을 냈다. 세종은 그 의견을 수용해 1433년 한양으로 수도를 옮겨 지금까지 대한민국 수도는 서울(한양)이다. 때론 세종대왕은 직접 백성들을 만나 삶을 살펴보고 그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렇게 자기 뜻보다 백성의 의견을 경청했다.
     
교회에서 한국학교 교사를 하고 있다. 학생들은 아기 때부터 교회에서 자란 아이들이라 교회가 자기 집 같이 편한 데다가, 특히 남학생들이 많으면 수업 분위기가 조금 산만하다. 게다가 중급반이지만 학생들의 수준이 다양하고 성격이 모두 다르다. 책을 빨리 잘 읽는 친구, 천천히 한자 한자 더듬거리며 읽는 친구, 맞춤법을 이해해서 잘 지키는 친구, 아무리 연습해도 소리 나는 대로 써 버리는 친구, 이렇게 다른 친구들이 모여서 공부한다.
     
우리 반에 미국에 온 지 몇 년 안된 남자 어린이가 있다. 가정에서도 한국어를 하기 때문에 말도 잘한다. 책 읽기를 시키면 다른 친구와 보조를 맞추기가 답답해 혼자 빨리 읽어버리곤 한다. 천천히 한 글자씩 읽는 친구를 답답해한다. 하루는 학생들에게 백성들을 사랑하여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에 대해 공부했다. 여러분은 다 똑똑하고 멋지다. 거기에다 남의 말을 잘 들어 줄줄 아는 세종대왕 같은 귀를 가지면 정말 멋진 리더들이 될 수 있겠다고 얘기했다. 그후 부터 천천히 읽는 친구에게 귀를 기울여 주는 친구를 많이 칭찬했다. 개구장이들의 수업분위기가 한결 좋아졌다.
     
영어가 편한 아이들이다. 예배 후에 모국어를 배우겠다고 점심을 바쁘게 먹고 교실을 찾아주는 학생들이 고맙다. 이들이 단순히 한글만을 배우지 않고 세종대왕의 정신도 이어받아 미국에서도 주어진 공동체에서 훌륭한 리더로서 성장하기를 기도한다. 이들이 성장하여 세종대왕처럼 국민의 어려움을 경청하면 국민의 필요를, 난국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정책을 만드는 지도자가 되기를 기도한다.
     
미국은 지금 심한 빈부 격차로 빈곤층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잘못된 가치관을 가진 위정자들도 너무나 많다. 여기저기서 총기사건은 거의 매일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의 차세대들이 사랑의 귀를 가진 경청의 대왕 세종대왕 같은 리더들로 성장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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