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행복칼럼] 품격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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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의 행복칼럼] 품격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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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가 ‘I was wrong’(내가 틀렸었다)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연속적으로 내놓은 적이 있다. 명성과 권위를 가진 저명한 논객들이 이전에 잘못 생각하고 잘못 주장했던 글과 생각에 대한 반성을 공개적으로 나누었다. 저명인사들이 한때 강력하게 주장했던 것을 스스로 틀렸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실수를 스스로 고백한다는 것 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은 근사한 일이다.

   내가 이런 칼럼을 쓴다면 ‘나는 뭐라고 쓸까?’를 생각해 본다. ‘나의 잘못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다. 늘 생각과 삶이 시시하고 옹색하다. 그래서 시시한 갈등, 잘못된 초점, 이기심과 탐욕 가득한 결정…. 한 발만 물러서면 훤히 보이는 문제들을 보지 못해 아옹다옹한다. 이러다 보니 안타깝게도 삶이 천박하다. 삶의 본질, 문제의 본질을 꿰뚫은 통찰력 부재다.

   최근에 책을 추천해 달라는 지인에게 문화평론가 홍사중씨의 ‘삶의 품격’이라는 책을 추천했다. 홍사중씨는 언론인, 학자 그리고 평론가로 각 분야에 식견과 경륜을 갖춘 탁월한 작가다. 연구한 흔적이 역력한 그의 글을 읽는 것은 기쁘고 감사한 일이다. 모 신문사 논설위원 시절부터 그의 글을 찾아서 읽었고 그가 펴낸 책들을 대부분 사서 읽는다.

   

최근 홍사중의 책 ‘삶의 품격’을 흥미롭게 읽었다. 그는 이 책에서 삶의 품격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이 책을 읽은 후 생각을 정리하며 남긴 메모에 ‘품격은 나를 지키는 것’이라고 적어 보았다. 학문과 신앙 그리고 경험을 축적한 ‘오늘의 나’답게 사는 것이 품격을 지키는 삶이라고 정리했다. 홍사중씨가 의도하는 품격은 아닐지 몰라도 ‘삶의 품격을 지키기 위해 나답게 살자!’라고 결심했다. 

   

롤프 도벨리는 “불행 피하기 기술”이라는 책에서 품위의 범위를 세계 2차 대전의 영국군 승전 기록을 소개하면서 삶의 품위는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설명한다. 설명이나 재론의 여지가 없이 반드시 지켜야 할 삶의 본질이 지켜야 할 품격이라는 말이다. 그의 글을 읽으며 삶의 본분을 충실히 지키는 것이 불행을 피하고 행복한 삶이라고 정리했다. 

   

다윗은 선왕이요 장인인 사울의 추격을 받았다. 왕이 군사를 이끌고 그를 추격하니 그의 목숨은 그야말로 풍전등화(風前燈火)였다. 그런데 자신을 죽이려는 사울이 눈 앞에서 코를 골면서 자고 있었다. 그야말로 절호의 찬스였다. 사울을 죽여버리면 분도 풀리고 고단한 도망자의 생활도 끝낼 수 있었다. 그러나 다윗은 그 기회를 잡지 않는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두 번이나 외면했다. 이것이 다윗의 품격이다. 그는 그 절박한 상황에서 하나님을 의식하며 욕망도 분노도 잠재웠다. 자신의 죄를 지적하는 선지자 나단을 미워하거나 보복하지 않았고 밧세바를 원망하지도 비난하지도 않았다. 그는 처절하게 회개했다. 과연 다윗이다! 다윗은 죄가 없어서가 아니라 철저히 회개해서 성군(聖君)이다. 

   

광주사태에서 군인도 치료하고 대학생도 치료한 의사가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히포크라테스 후예의 품격을 지킨 의사 선생님께 박수를 보낸다. 훗날 우리는 삶의 본분을 망각하고 품격을 지키지 못한 것을 아파하고 후회할 것이다. 맘을 가다듬고 ‘나의 언어와 행실이 성도로 그리고 목사로 품격을 지키고 있는가?’라고 진지하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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