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으로 세상의 모든 색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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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으로 세상의 모든 색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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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와초모록 인상(화선지와 먹, 95 x 45cm), 사진 위), 2 백년송(화선지와 먹, 124 x 66cm).

상상을 통해 새로운 색을 찾는 신옥균 작가  

틈이 나면 여행을 즐기는 신옥균 작가는 어느 곳이든 발길이 향하는 곳이 목적지다. 가는 길에 만나는 풍경이나 눈에 띄는 소소한 사물들이 신 작가 작품의 소재요, 아이템이 된다. 길에 나풀거리는 풀 한 포기, 작은 돌맹이 하나도 신 작가의 상상을 통해 커다란 바위와 나무가 되어 그림에 담겨 진다. 엄밀히 따지면, 실물에서 영감을 얻어 내지만, 조형적인 해석을 통해 색을 입게 되는 색감들이다.  

오래된 낡은 건물의 벽이나 지붕에서 긴 세월 비바람에 씻겨 맨 살을 드러낸다. 퇴색되고 바래진, 때묻은 퀴퀴한 색들에게서는 결코 오만하지 않은 깊고 겸손한 색을 바라보게 된다. 이러한 자연적인 환경에서 만들어진 색의 감성을 인공적인 안료(물감)로 표현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작품을 구상하다가 보면, 무엇을 그리는가 보다는 어떻게 그리는가가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주로 색을 사용할 경우가 그러한데, 한국화 작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먹은 참나무를 태워 그을음으로 만드는 검은 안료로서 돌을 곱게 갈아 만든 벼루에 물을 붓고 먹을 갈아서 사용한다. 화선지는 닥나무 껍질을 벗겨서 물에 삶아 만드는데 화학재료는 전혀 들어가지 않은 자연 재료들이다. 

작가들이 안료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수 없이 거듭된 다양한 색상에 대한 조합의 시도를 통해 깨우치게 된다. 먼저 색 읽기 과정이 선행되며, 자연적 색감을 찾아내려 노력한다. 자연환경에서 느끼는 다양한 색감을 정확히 표현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깨닫게 되면서 작가들은 종종 한계를 느끼지만, 늘 자연에 가까운 색을 재현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계속되는 연구와 실험을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얻어지는 결과로, 작품에 표현된 특정한 색에 대한 주관적인 견해나 추상적인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데 블랙(색)의 감성이 자연에 가장 가깝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흔히 사람들은 검은색에 대해 부정적, 불길함 등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모든 색 중에서 검정색이야 말로 가장 맑고 순수한 색이며, 먹과 화선지를 통해서 발현되는 단 하나의 블랙에 수많은 색들이 내재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이처럼 블랙으로 시작하는 작가의 작업은 오랫동안 이어져 진행되어 왔고 지금도 이 블랙을 통해 세상의 모든 색상들을 바라본다.


정리=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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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옥균 작가는:

대한민국 미술대전(국전), 경향미술대전, 전국장애인미술대전 등 많은 공모전의 심사위원을 거쳐 MBC문화센터, 현대문화센터 등 사회교육원 채고 예술학교 한국화반 지도교수로 재직했다. 한국화 전시회는 오는 7일부터 내달 6일까지 새로 오픈한 갤러리 바우하우스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오프닝 리셉션은 10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광화문아트포럼, 강북미술협회, 미주 한국미술인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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