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꼬부랑 할머니’는 언제부터 구부정해 지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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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꼬부랑 할머니’는 언제부터 구부정해 지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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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살을 바라보는 딸아이를 키우다 보니 집안에는 언제나 동요가 틀어져 있다. 그중 ‘꼬부랑 할머니’라는 동요는 한번쯤 들어봤을법한 ‘국민동요’이다. 이 노래에서 묘사된 할머니는 그럼 언제부터 허리가 구부정하셨을까? 그리고 점점 구부정해 지는 허리를 왜 치료하지 않아서 만성 ‘꼬부랑’ 증후군이 되었을까? 


그 해답은 노년기에 흔한 척추관 협착증에 있다. 60세 이상 시니어 30%가 갖고 있는 이 흔한 질환은 노화과정으로 인해 척추관이 좁아지는 퇴행성 질환이다. 이 허리 척추질환이 있으면 허리가 구부정한 자세를 취할 때 증상이 완화돼 점점 지팡이나 보행기를 의지하게 되며 동요에서 나오는 ‘꼬부랑’ 자세를 취하게 된다. 


척추관협착증의 초기 증상은 허리의 통증과 뻣뻣함이다. 이를 방치하면 통증이 다리 부위로 퍼져 나가며 저림 증상, 근력 약화 등이 나타난다. 증상은 서서히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움직이면 통증이 나타나고, 안정을 취하면 증상이 사라져 병변은 노화로 착각하기 쉽다. 


따라서 극심한 통증으로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허리디스크와 달리, 척추관협착증은 병은 키울 때가 많기 때문에 ‘꼬부랑 할머니’가 될 때까지 간과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니 허리에 통증이 생기거나 다리 부위의 경련, 저림 등 신경 증상이 나타나면 가볍게 여기지 말고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치료방법을 설명할 때 필자는 항상 손가락 퇴행성 관절염에 빗대어 설명한다. 퇴행성 관절염이 있는 손가락을 보면 관절 주위로 뼈와 연골이 자란 걸 볼 수 있다. 이런 변화가 신경을 감싸는 척추뼈와 연골에 나타난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쉽게 말해 좁아진 통로로 인해 신경에 압박이 일어나 염증이 생긴 것이다.


그러니 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 운동요법, 물리치료 등의 비수술적 방법을 우선 시행하지만, 좁아진 통로를 넓히는 방법은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로 해결이 불가능하다. 그러니 이런 비수술적 치료는 최대한 시간을 버는 것이다. 4년 기준으로 보면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15%는 호전되고, 15%는 악화되고, 70%는 그대로 유지된다. 


하지만 수술을 막연하게 연기하는 것도 문제다. 너무 기다리다 시기를 놓쳐 버리면 다리 근육은 위축되어 수술 후 재활하는데 더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또한 위축된 하체 근육으로 인해 낙상의 위험이 올라간다. 이는 수술이 잘 안 된 케이스들을 연구해 봤을 때 입증된 결과다. 재수술을 받지 않는 성공적인 케이스들은 환자가 수술 전 하체 기능이 좋고 만성질환이 적거나 잘 관리가 된 상태일 때였다고 밝혀졌다. 수술을 결정하기에 앞서 허리 척추 MRI를 찍고, 척추 수술 전문의를 만나 상담을 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다. 수술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면 재활치료는 수술 전후로 신중히 해야한다. 여러 이유로 수술 후 물리치료를 소홀히 한다면 재수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이런 과정을 지혜롭게 이끌어 주며 만성질환을 잡아주어 수술 전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 드리는 것은 주치의의 몫이다. 노년내과에서는 수많은 노년기 질환을 환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드려 어려운 수술 과정을 안심시켜 주며 도와줄 수 있다.


문의 (213) 381-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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