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행복칼럼] 확증편향과 헌법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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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의 행복칼럼] 확증편향과 헌법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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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쉐어USA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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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동산에서 하와는 사탄의 유혹을 받았다. 모든 유혹이 그렇듯이 사탄의 유혹은 매혹적이었다. 하나님께서 금하신 선악과를 따서 먹으면 하나님처럼 눈이 밝아진다는 말에 하와는 이미 현혹되었다. 선악과를 먹으면 하나님처럼 된다고 생각하니 그 선악과가 달라 보였다. 평범했던 선악과가 갑자기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러운 열매로 보였다. 

   

미혹되어 선악과를 바라본 화와는 확증편향 상태였다. 화와만 그랬을까? 소돔과 고모라의 롯의 사위들도 확증편향에 사로잡혔다. 소돔과 고모라에서 잘살고 있는데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한다는 장인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확증편향에 사로잡힌 그들에게는 도시의 멸망 소식이 농담으로 들렸다. 확증편향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설득이 안 된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 회개가 어렵다. 성경에 믿음의 사람들은 믿음으로 확증편향을 극복한 사람들이다. 

   

요즘 심심찮게 확증편향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본다. 확증편향에 매인 사람들은 대화가 어렵다. 그들은 남의 말을 듣지 않아 설득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은 자기 생각과 세계관에 합당한 정보만 수용하고 기존의 생각과 다른 정보나 지식을 수용하지 않는 경향’이기 때문이다. 

   

확증편향에 빠지면 자신의 신념이나 생각과 다른 정보와 지식은 아무리 객관적이고 옳아도 배척한다. 역사상 지금이 확증편향이 가장 성행하는 시대다. 유튜브 그리고 종편 방송의 뉴스 해설은 확증편향을 점점 심화시킨다. 유튜브를 들으면 유사 유튜브가 또 나타나 그 생각에 점점 묶이게 된다. 

   

확증편향은 개인과 집단의 삶을 불행과 위험으로 이끌 가능성이 크다. 국가의 중요한 정책 결정이 확증편향에 근거한 경우가 많다. 터프츠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레이몬드 닉커슨(R. Nickerson)박사는 “확증편향은 강력하고 침투력이 좋아서 대중이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에 개인, 집단 또는 국가 차원의 마찰과 논쟁과 오해의 중요한 부분을 형성한다"라고 말했다.

   

확증편향으로 국가 위기를 자초한 경우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임진왜란도 한 사례다. 통신사 황윤길과 부사 김성일의 보고는 상반되었고 태평성대를 주장하고 싶었던 선조 왕과 당시 권부는 전쟁을 예고한 황윤길의 의견을 묵살해 임진왜란을 자초했다. 대원군의 쇄국정책도 확증편향 산물이다.

   

검찰의 수사를 막는 법(소위 검수완박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보며 피식 웃음이 나왔다.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들이 내놓은 논리가 궁색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한치의 다름도 없는 진영의 비율대로라는 점에서는 걱정이 앞선다. 국가의 헌법 정신을 살펴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내린 헌재의 결정이 철저히 진영 논리를 따른 것이 걱정스럽다. 

   

확증편향은 인류의 악습이다. 하지만 지성과 대화와 타협 그리고 국익과 민족애 같은 대의(大意)나 믿음의 힘으로 확증편향을 극복했다. 그래서 비록 대중들은 확증편향에 빠져도 지도자, 학자 혹은 신앙인들은 진영을 뛰어넘는 선택을 했고, 교회와 신앙의 지도자들은 양측을 책망했고, 교수나 학자들은 객관적 조언을 했다. 그런데 요즈음은 지도자, 학자, 종교 지도자가 확증편향에 빠져 갈팡질팡한다는 고민이 있었고, 헌재는 그 고민의 좋은 사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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