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사면 고급차를 공짜로 드립니다"
LA '맨션택스' 4월 1일부터 효력
고급주택 오너들 집팔기 서둘러
500만달러 이상 4% 이상 양도세
"오는 31일까지만 집을 사면, 고급차인 맥라렌이나 애스턴마틴 혹은 벤틀리 중 하나를 공짜로 드립니다."
부자들만 산다는 베벌리크레스트 부동산마켓에 나온 맨션 세일광고에 따라붙은 문구다. 비단 베벌리 마켓만이 아니다. 지금 LA의 고급 부동산시장은 오는 4월 1일부터 시행되는 '메저 ULA'로 다급하다.
일명 '홈리스 앤드 하우징 솔루션 택스'(Homelessness and Housing Solution Tax), 또는 '맨션세'(Mansion Tax)로도 불리는 메저 ULA는 LA에서 500만달러 이상 고급 부동산을 팔 때 4%, 1000만달러 이상을 때는 5.5%의 양도세를 물도록 하고 있다. 메저 ULA는 지난 중간선거 때 통과된 법으로 홈리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됐다. 양도세로 홈리스들을 주택을 지어 제공한다는 취지다.
이를 두고, 급해진 것은 고급주택 소유주들이다. 이들은 벌써부터 높은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부동산 쪼개 팔기' 등의 편법을 동원하거나 해당 법이 캘리포니아주 법정신에 위배한다고 소송을 준비하고 있지만 당장 시행일이 다가오면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라고 LA타임스가 27일 전했다.
어쨌든 집을 팔아야 하는 사람들은 결국, 오는 4월 1일 전까지 풀 프라이스로 돈을 내고 에스크로까지 끝내기만 한다면 애스턴마틴 빈티지, 애스턴마틴 DBX707, 맥라렌 GT 또는 벤틀리 벤테이가 EWB를 공짜로 얹어주겠다는 발상까지 하게 된 것.
벨에어에 2800만달러짜리 맨션을 소유한 성형외과 전문의 폴 나지프는 부동산 에이전트 누구라도 메저 ULA 킥오프 전에 매각해 준다면 100만달러의 보너스를 주겠다고까지 하고 있다. 집을 사야 할 사람들에게는 분명 좋은 조건이다.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요즘 들어 1일주일에만도 8~10차례 집을 보여주며 세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가격을 많이 내려 파는 오너들도 나온다. 베벌리파크의 8750만달러짜리 메가맨션을 가진 할리우드 배우 마크 와흘버그는 양도세 300여만 달러를 피하려고 지난 2월에 5500만달러에 매각해 버렸다.
이제 시간이 별로 없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제 가격을 받고 세금을 내든지, 아니면 양도세 만큼 내리고 빨리 팔아버리든지, 선택은 그저 오너들에 달렸다"고 말한다.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