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학생들과 함께 한 졸업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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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기] 학생들과 함께 한 졸업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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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송

뉴커버넌트 아카데미 교장 


팬데믹 동안은 수학여행이나 졸업여행을 다녀올 수 없었다. 하지만 삶이 정상화 되어감에 따라  필자가 섬기고 있는 새언약학교(NCA)에서는 졸업 및 수학여행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 왜 꼭 이런 이벤트나 여행을 하는지 누군가 질문해 온 기억이 난다. 답은 학교가 공부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교는 학생이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과 공간과 이벤트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서 재정과 여건만 허락한다면 멋지고 뜻 깊은 이벤트를 만들어 주려고 최선을 다한다.



올해에는 고등학교 졸업반 졸업여행을 7박 8일 한국으로 다녀왔다. 17~18세 학생들을 인솔하는 해외여행은 결코 쉽지 않다. 인솔자에겐 안전과 스케줄에 관한 부담이 크다. 하지만, 적어도 지난 4년 간 대학진학 준비를 열심히 해 온 학생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려고 정성을 기울였다.  



우선 숙소를 요즘 가장 "핫"하다는 홍대역 근처로 잡았다. 청소년들이 쇼핑을 좋아하기에 숙소를 잘 정한 것 같았다. 시간이 나면 학생들은 쪼르르 거리로 나아가 화장품, 양말, 모자, 액세서리 등을 사 왔다. 군것질도 많이 했다. 떡볶기, 어묵, 풀빵, 계란빵, 아이스크림, 흑차, 보바 등을 맛 보았다. 번쩍거리는 길거리도 졸업을 축하해 주는 듯 했다. 



경복궁 방문은 필수다. 특히, 올해에는 학생들이 한복을 빌려 입고 사진을 찍었다. 꼭 그걸 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왕자, 공주, 호위병, 그리고 몇 몇 여학생들은 양반집 아씨같이 옷을 입고 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결혼할 때 피로연에 이런 옷을 입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할 정도로 예쁘고 고왔다. 올해 졸업생은 거의 다 초등학생 때부터 가르쳐 온 아이들이고, 그 중 둘은 1학년부터 12학년까지 12년 간 줄 곧 본교에 다닌 녀석들이기에 많은 감정이 오갔다.



점심은 인사동에서 맛있는 구이정식을 했고 거리를 누비고 다녔다. 을지로에서 청계전을 건너 명동에 도착해 맛있는 닭갈비 식사를 대접받았다. 졸업반 학생 한 명이 한국에서 유학왔는데 그 학생 엄마 아빠가 저녁식사를 제공했다. 그 후 유명한 "난타" 쇼까지 볼 수 있도록 해 줘서 즐기고 숙소로 돌아왔다. 



둘째 날은 KTX를 타고 부산에 가 센텀에서 스파를 즐겼다. 이번 여행에 함께 한 학생들 중 넷은 한국인이 아니기에 그 학생들에게 한국의 찜질방을 체험하게 하는 좋은 기회였다. 일행 모두가 센텀의 규모와 격에 놀라 감탄했다. 저녁은 인근에 있는 맛집뷔페에서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셋째 날엔 인천을 방문해 재래시장과 지하상가에서 "스트리트 푸즈(길거리 음식: 닭강정, 만두, 어묵, 떡볶기 등)"을 맛 보았다. 특히 필자의 큰형님이 동인천 지역 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시무하고 계셔서 샤부샤부로 섬겨주셨고 학생들을 따뜻히 반겨주셨다. 



넷째 날엔 잠실 롯데월드에서 하루 종일 놀게 해 주었다. 저녁은 대한민국 최고 뷔페라 할 수 있는 코엑스 뷔페에서 다른 부모가 섬겨주셨다. 식사 후 스타필드, 강남역 지하상가, 그리고 다시 홍대 숙소로 돌아와 또(!) 쇼핑을 했다. 



다섯째 날에는 남산 케이블카를 탔고, 명동 신세계백화점 푸드코트에서 점심을, 그 후 명동과 남대문 시장을 찾았다. 물건 살 때 흥정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고, 친구나 부모님에게 전할 기념품과 선물을 꼭 사도록 권했다. 저녁은, 지난 닷새동안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겼지만, 그래도 한국식 고기 바비큐 맛집을 찾아 허리띠를 풀고 맘껏 먹게 해 주었다. 숙소로 돌아왔건만, 이 청소년들은 내일 떠나는데 한 번만 더 쇼핑을 하게 해 달라고 해 밤 12시까지 자유시간을 주었다. 



학생들은 참 만족스럽고 재미있는 여행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을 때 다행스러웠고 감사했다. 나중에 어른이 되어 학창시절을 떠 올릴때 이 여행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 확신한다. 



학교는 공부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추억도 만들어 주는 곳이다. 졸업여행이나 수학여행을 준비하고 인솔하는 것이 쉽지 않고, 교사로서 학생을 가르치는 것만도 벅차지만, 제자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쳐야 할지 생각해 보면 가르치는 것 외에 더 많은 것을 제공해 주고 싶다. 특히 기독교학교이기에 학생을 위해 기도해 주고, 그들의 갈등과 고민에 귀를 기울여 주며, 또 이런 멋진 여행을 통해 간직할 만한 추억을 갖게 해 줄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 



몸은 피곤하고 체력의 한계도 느끼지만 학생들을 섬길 수 있기에 감사하다. 앞으로 몇 차례나 더 이런 여행을 인솔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감사하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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