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델리샵서 60대 한인직원 강도에 총격 피살
흑인 무장강도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최승철씨. 오른쪽은 용의자가 최씨에게 총을 겨누는 모습. /NY Daily News, CBS NY 제공.
3일 밤 '다오나 고메 델리'서 발생
최승철씨, 머리에 총 맞고 사망
흑인 강도, 모페드 타고 도주
NYPD, 용의자 검거위해 1만불 현상금
뉴욕시내 델리샵에서 일해온 한인남성이 무장강도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뉴욕경찰국(NYPD)에 따르면 지난 3일 밤 11시30분께 뉴욕시내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위치한 ‘다오나 고메 델리(Daona Gourmet Deli)’에서 67세 한인 종업원 최승철(미국명 마이클)씨가 흑인 강도의 총에 머리를 맞고 현장에서 숨졌다. 숨진 최씨는 업소에서 캐시어로 일해온 것으로 일려졌다. 최씨는 아들의 40번째 생일날 피살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건발생 당시 최씨와 고객 1명이 업소 안에 있었으며, 용의자는 고객을 땅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 최씨를 총으로 때렸으며, 도주하기 전 머리에 총격을 가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용의자는 범행 후 모터가 장착된 자전거를 타고 달아났다. 사건이 발생한 업소는 주 7일 24시간 영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키 6피트2인치, 몸무게 200파운드의 건장한 체구로 범행당시 얼굴을 검은색 마스크로 가렸고, 위험물질 관리요원들이 입는 흰색 점프수트를 착용하고 있었다. 용의자는 최씨를 살해한 후 인근 브롱스에 위치한 ‘야야 델리샵’으로 가서 직원을 총으로 위협해 현찰 1200달러와 담배 등을 강탈해 도주했다.
다오나 델리 근처에서 도어맨으로 일하는 주민 말콤 에밀레어는 “숨진 마이클은 모든 고객에게 친절한 사람이었다”며 “우리는 마이클을 미스할 것”이라고 최씨의 죽음을 애도했다. 또 다른 이웃주민 찰스 얼리크는 “몇 년 전 업소가 강도를 당한 후 오너가 가게를 팔려고 했었다”며 “집에서 한블록 떨어진 곳에서 강도살인사건이 발생한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살된 최씨는 한국에서 출생했으며, 가족은 시카고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수년 전 부인과 이혼했으며, 딸은 지난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한 매체는 전했다. 최씨의 전 부인 제니 전(66)씨는 사건발생 후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전 남편이 델리샵에서 일하는 것이 위험한 줄 알면서도 계속 근무해왔다"며 "친절하고 착한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동일범에 의해 강도를 당한 야야 델리샵 업주는 “직원이 강도의 총에 맞고 사망한 이후 다른 직원들이 출근을 거부하고 있어 아들이 캐시어를 보고 있다”며 “용의자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해 모두가 겁에 질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6일 오후 현재까지 최씨를 살해한 용의자는 검거되지 않았으며, NYPD는 용의자 체포를 위해 1만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우미정 기자 mwoo@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