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도용 사기범들, 저소득층 EBT카드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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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도용 사기범들, 저소득층 EBT카드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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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시내 연도별 신분도용 범죄 신고건수. / LAPD 통계자료

/ 가주 복지사기조사협회(CWFIA) 자료




2022년 LA서 1만9800건 보고, 하루 55건

2010년 이후 최다, 웨스트레이크 1위

피해자 3분의 2는 여성, 소셜카드는 집에 보관


지난해 LA시내에서 발생한 신분도용 범죄가 전년대비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층 밀집지역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일 LA지역 범죄통계 분석 사이트 '크로스타운(Crosstown)'에 따르면 2022년 한해동안 LA시에서 총 1만 9852건의 신분도용 범죄 신고가 접수돼 월 평균 1654건, 하루 평균 55건 꼴로 발생했다. LA경찰국(LAPD)은 이 같은 통계는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연간 수치라고 밝혔다. 


지난해 당국에 보고된 신분도용 범죄건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8335건보다 138%나 증가했다. 2019년에는 매달 650~700건의 신분도용 범죄 신고가 접수됐는데 2021년 상반기에만 매달 약 750건이 발생했고, 9월에는 800건 이상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2월 신분도용 범죄 신고는 1300건을 넘었고,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9개월 동안 1500건 이상의 신고가 접수됐으며, 이는 2015년 1월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이다. 작년 12월에는 2100건에 육박했다. 


LAPD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인타운 인근 웨스트레이크에서 860건의 신분도용 범죄 신고가 접수됐는데 이는 2021년 220건(5위)보다 세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LA 지역 중 1위를 차지했다. 2021년 한인타운 신분도용 범죄 신고는 241건으로 LA 지역 중 3위를 차지했으나, 지난해에는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웨스트레이크에 이어 볼드윈 힐스/크렌셔 628건, 다운타운 604건, 보일하이츠 592건, 밴나이스 572건, 사우스센트럴 555건, 그린 메도우스 523건 등으로 집계됐으며, 이중 상당수는 저소득층 지역이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지역 중 8곳은 인구의 30%가 연 가구 중간소득이 2만달러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저소득층·극빈층을 위한 식료품 보조 프로그램인 캘프레시(CalFresh)와 현금지원 프로그램인 캘웍스(CalWORKs) 관련 EBT카드를 해킹해 돈을 빼가는 사기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기범들은 수혜자 카드 계좌 정보를 탈취하는 수법을 사용하는데 종종 상점, 주유소, 또는 은행 ATM의 카드판독기 위에 스키밍 장치(Skimming Device)를 부착해 개인정보를 훔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알폰소 로페스 LAPD 상업범죄 수사과장은 “스키밍 장치는 피해자가 물건을 구매하거나 현금을 인출할 때 사기범이 EBT 카드의 마그네틱 스트립에서 정보를 빼낸 후 복제카드에 업로드 하도록 도움을 준다”며 “복제카드를 사용해 ATM에서 거액을 인출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주목해야 할 것은 현금이 피해자의 계좌에 입금된 직후 당사자가 현금을 인출할 생각을 하기도 전에 돈이 빠져나간다는 점이다. 로페스 수사과장은 EBT 카드에 탭 기능이나 보안 칩이 없지만 가능하면 비접촉식 결제나 카드 리더기의 탭 옵션을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지난해 LA 시내에서 발생한 신분도용 범죄의 3분의 2(64.7%)는 피해자가 여성이었다. LAPD는 신분도용 범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각종 페이먼트를 온라인으로 결제하고, 1~2개의 크레딧카드만 사용하고,  ATM에서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키패드를 손으로 가리고, 소셜카드는 절대 몸에 지니고 다니지 말 것 등을 당부했다. 

 

우미정 기자 mwoo@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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