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사석에서 건강이야기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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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사석에서 건강이야기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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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빈

연세메디컬클리닉

노년내과 담당


50~60대가 되면 모임에서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건강얘기다. 누가 어떻게 건강이 안 좋아졌다거나, 최근에 건강 관련 영상을 봤는데 강력히 권장한다는 이야기가 오간다. 


최근에 카페에서 미팅이 있어 기다리는데 옆 테이블에서 어르신들 여럿이 모여서 건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맞는 부분도 틀린 부분도 있었지만, 각자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하는데다 역시나 마지막엔 목소리가 가장 큰 분 위주로 정리가 됐다.  


독자들도 이미 잘 알겠지만, 대화의 중심은 소통이지 자기자랑이 아니다. 내가 알고 있는 최근에 배운 건강지식을 지인들과 나눠고 싶은 마음은 좋지만, 조절할 필요가 있다. 일방적으로 내가 맞다든지, 유튜브에서 모 교수가 한 말이라며 마치 그 교수의 말이 진리인 것처럼 강력하게 주장하면 안 된다. 


의학은 임상시험으로 인해 계속 발전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 사람의 말을 존중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일방적인 지식을 공유하는 것보다는 사람을 중심으로 대화를 하는 것이 더 좋겠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처럼, 나도 더 성숙해져 말을 줄이고 더 들어주는 쪽으로 전향하는 것이 좋겠다.


솔직히 건강에 대한 대화는 피하는 것이 산책이다. 모임에서 종교나 정치 성향을 밝히지 않으려는 것처럼, 건강에 대해 이야기하다 잘못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또한 최대한 말을 아껴야 한다. 의사를 통해 치료를 받고 있는 지인한테 “그거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건데”라며, 단순한 경험담에 의한 조언으로 다른 방향으로 인도하면 큰 일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환자의 입장에서는 건강이 좋아지기 위해서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기에, 오해를 하고 그 새로운 치료방법에 맹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가장 가까운 친구의 조언이라 할지라도 그 한마디로 인해 건강관리가 잘못돼 큰 일이 일어난다면 더 이상 친구가 아닌 적으로 변할 수 있다. 내 조언으로 인해 환자의 건강이 악화되어 피해를 입는다면, 그 환자를 사랑하는 분들은 그 조언을 누가 줬는지로 시작해 사랑이 증오로 바뀔 수도 있다. 설사, 말을 해주더라도 항상 “나는 잘 모르니, 의사랑 얘기해 보라”고 끝마쳐야 나중에 큰 일이 나타나지 않는다. 흘려 듣는 것 같다면 다시 한 번 강조해 알아 듣도록 해야 한다. 


의사 친구한테도 건강에 대해 물어볼 때 조심해야 한다. 흔히 주위에 변호사 또는 의사 한 명을 알고 지내야 한다라고 하는데 급할 때 자문을 구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하지만, 엄연히 따지면 의사들도 이런 사석에서 의학적 권면을 주면 위험하다. 왜냐하면 그 환자에 대해 정식으로 진료를 하며 증상에 대해 꼼꼼히 묻지 않고, 혈액검사나 영상촬영 결과를 충분히 직접 본 것이 아니라면 미흡한 조언이 되고 잘못된 길로 인도할 수 있어 위험할 수 있다. 


아무리 그 의사가 명성이 높고, 장황한 설명을 준다고 하더라도, 그 분이 내 자신의 상황을 깊게 검토하지 않았다면, 나에게 맞지 않는 권고다. 의사가 사석에서 권면한 것으로 인해 환자가 잘못돼 법정소송까지 간 케이스도 있기 때문이다.  문의 (213) 381-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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