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산책, 삶의 산책] 시급한 한인역사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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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산책, 삶의 산책] 시급한 한인역사 박물관

웹마스터

최 석 호 

전 가주하원의원

전 어바인 시장


지난해 가주 하원의원 4선에 도전해 낙선하면서 지난 6년 간 쓰던 지역구 사무실을 정리해야 했다. 그리 재미있는 일은 아니었다. 직원들의 도움으로 개인 소장품을 정리하다 보니 수십 상자가 넘게 나온다. 벽에 걸렸던 공적인 사진들이며, 각종 상장들이며 책장에 가득한 서적들을 어디로 옮겨 감당할 것인가? 무엇을 버려야 할 것인가, 고민도 많고 들여다 보는데 시간이 많이 들었다. 내게는 물건마다 역사가 있고 소중했기 때문에 취사선택 하기가 어려웠지만 집에 가져다 둘 장소도 고려해야 해서 나름대로 과감한 결심으로 버린 물건도 많다.


‘보물’로 선택된 물건들은 일단 집으로 모실 수밖에 없었다. 집 안으로 끌고 들어가면 ‘사모님’의 ‘호령’이 무서워 일단 거라지 안으로 틈새를 찾아 모셔야 했다. 그러나 이 거라지 안에 언제까지 보관을 왜 하는지의 질문이 생겼다. 내 나이가 나이인지라 내가 죽을 날도 멀지 않았는데 그때까지 그 상자의 보물들을 그냥 모셔두고 기다릴 것인가? 그럼 내 처와 자식들은 그것들을 ‘보물’로 인정해서 계속 잘 보관할 것인가? 그들이 보관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들에게는 ‘보물’ 아닌 쓰레기가 될 것이 너무나 뻔하다.


그렇다고, 지금 내가 그것들을 쓰레기통에 넣을 만한 용기는 전혀 없다. 내 판단으로는 한인 이민 1세로 주류사회 정치일선에서 일한 역사의 기록이 언젠가 훗날에 한인 이민역사의 자료로 가치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미 LA에는 이러한 이민역사 보관의 중요성을 깨닫고 한인 이민박물관 건립을 추진해 온 선각자들이 있는 것을 잘 안다. 그중에도 특히 이 사업과 관련해 오랫동안 일해 온 한 분에게 우선 연락을 했다. 지난 수년 동안 여러 차례 동포언론에 보도된 이 사업의 진척을 알아보고자 연락을 했지만 실망스런 대답을 듣게 됐다. 


공교롭게도 내가 이 원고를 이미 작성해 두고 발표날을 기다리고 있는 사이에 똑같은 한미박물관 진행 상태에 대해 한탄하고 파헤친 신문보도가 며칠 간 나온 것을 봤다.


2019년에 나는 미겔 산티아고 의원과 함께 공동저자로 'AB 1742'를 통과시켜 이 프로젝트를 위해 400만달러의 정부 돈까지 제공했는데, 이 일이 전혀 추진이 안 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책임단체나 개인은 무엇 때문에 진척을 않고 있는지 모르겠다. 거기에 연방정부의 보조금도 받았다는 정보를 들은 것 같은데 신문에 보도된 잔액에 큰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점도 의아스럽다.


우리동포 사회에서도 이 사업의 중요성에 동조하고 많은 돈을 기부한 분들도 있다는 것을 잘 안다. LA시에서는 이 박물관이 들어 설 장소까지 제공했다는데 아직 무엇이 모자라서 사업진척이 안 되고 있는가! 조직과 리더가 있었으니 모금이 되었겠고, 한인타운 중심 이상적인 장소에 건물이 들어 설 부지까지 확보가 되었으면 공사는 이미 시작이 되었어야 할 시간이 지났다. 정부의 공공자금까지 투자된 이 사업의 추진이 안 되어 잘 못되면 자금소환의 위협까지 따르게 될 중요한 이슈이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 이 박물관이 완공되고 운영이 되어야만 내가 소장한 역사자료들이 보관되고 전시되고 후세들에게 우리 역사를 말해주지 않겠는가? 시급한 문제다. 이건 나 하나만의 사정도 아니다. 현직, 전직 한인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여러분들이 소장하고 있을 만한 나름대로의 역사적 가치를 내포한 자료들을 잘 보관 및 전시해서 남겨야 할 여러 분야의 파이오니어 스토리들이 이러한 이민역사 박물관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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