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세차했는데 팁을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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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세차했는데 팁을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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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인상된 물가에 팁도 덩달아 올라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ABC7 뉴스화면


이유·명목 모르는 경우 비일비재

아예 계산에 포함된 경우도 많아

인플레이션에 '팁플레이션'까지 



# 지난 달 LA 외곽에 위치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셀프 세차장에 들른 권성욱(44)씨는 결제 단말기에 나온 팁 옵션을 보고 황당함을 느꼈다. 세차 서비스는 모든 프로세스가 자동으로 이뤄졌는데, 도대체 누구에게 팁을 주라는 것인지 의도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 애너하임의 이준호(49)씨 가족은 당분간 외식을 줄이기로 했다. 음식값이 대부분 올랐을 뿐 아니라 팁도 부담스러운 탓이다. 10~20% 사이를 오가던 팁이 15%(혹은 18%)~25%로 높아져, 부득이 외식을 할 경우는 음식점 대신 푸드 코트를 찾는 실정이다.


# 패서디나에 최근 오픈한 BBQ 식당을 방문한 최옥희(51)씨는 투고 주문을 했다. 직원이 내민 결제 단말기에는 팁 지불에 대한 세 가지 옵션(18%, 20%, 25%) 이외에 커스텀 팁(Custom Tip) 또는 노 팁(No Tip) 버튼이 없어 난감한 경험을 했다.


할러데이 시즌을 맞아 쇼핑객들이 더 많은 장소에서 팁을 요청받는 사례가 늘고 있어 장기적으로 각종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팁플레이션(Tip-Flation)’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팁플레이션이란 결제 영수증과 단말기에 요청되는 팁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점점 더 많은 업종에서 요구되는 현상을 뜻한다.


ABC7이 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많은 고객들이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팁 지불 요청을 받고 있지만 정확히 어떤 서비스에 대한 팁인지 모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온라인으로 음식을 주문한 고객이 결제 시 의무적으로 20% 팁을 요청을 받는가 하면, 식당 손님에게 18%의 팁이 자동으로 청구서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팁을 청구하는 곳이 아니었던 터치스크린 태블릿을 통해 팁이 요청되는 사례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고객들은 직원 앞에서 팁을 거절하는 어색함을 피하기 위해 ‘반강제’ 팁을 남기게 된다는 분석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미 전역의 식당에서 결제하는 영수증과 매장 단말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로운 추세다. 평균적인 팁 범위 또한 10~20%에서 18~25%로 높아졌다. 최저 팁 20%에서 시작하는 곳부터 최대 30%까지로 다양하다.


10년 동안 팁에 대해 연구해 온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의 디파얀 비스와스 마케팅·비즈니스 교수는 “새로운 팁 추세는 디지털 키오스크(공공장소에 설치된 무인 정보 단말기) 붐과 코로나19 팬데믹, 인플레이션과 함께 시작됐으며, 최근 널리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에티켓 전문가인 토마스 팔리는 “팁의 개념은 최저 임금보다 적은 급여를 받는 서비스 직원에게 보상하는 것”이라며, 서버와 바텐더, 화장실 종업원 등의 팁 리스트를 공개했다. 그는 또 “연말 휴일 쇼핑객들이 자동으로 추가되는 팁을 피하기 위해 현금으로 지불할 것”을 권장했다. 만약 신용카드만 허용되는 매장이라면, 팁을 주지 않는 것에 대해 압력을 받거나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9월부터 북가주 전역에 위치한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카드 결제 고객들 대상으로 새로운 팁 옵션 단말기 시스템을 도입해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고객들은 신용카드 결제 시 1달러, 2달러, 기타 금액, 또는 팁 없음의 옵션을 선택해야 하는데 커피 한 잔에 7달러 이상 지출하게 된다. 이 기능은 올 연말까지 미 전역 매장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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