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행복칼럼] 이태원 문화를 우려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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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의 행복칼럼] 이태원 문화를 우려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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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쉐어USA 대표


한학(漢學)을 공부한 할아버지가 서울 유람을 했다. 할아버지는 서울 구경을 하다 큰 간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해가 되지 않은 그 간판만 보다 꼬마와 부딪히자 당돌한 꼬마가 따졌다. “할아버지 도대체 어디를 보고 다니세요? 똑바로 보세요!” 당황한 할아버지가 꼬마에게 “이 할애비가 저 간판을 이해하지 못해 간판만 보다가 너를 못 봤구나. 미안하다!” 했다. 그러자 아이가 한마디 더 한다. “무슨 간판인데요?” 이 꼬마의 당돌함에 당황한 할아버지는 “역포등영이 무슨 말이니?”라고 물었다. 꼬마가 대답한다. “할아버지 거꾸로 읽으셨네요. 영등포역(永登浦驛)이에요.”  

   

기준의 중요성을 말하는 이야기다. 한학을 공부하신 할아버지가 한문 어순으로 읽으니 쉬운 말도 해석하지 못하셨다. 이 우화와 같은 일을 자주 만난다. 최근 이태원 사태만 해도 그렇다. 이태원 사태를 어떻게 정리할까? 당연히 책임자를 처벌하고 국가 안전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더 중요한 일은 핼러윈에 젊은이들이 과도하게 열광하는 현상을 진단하고 바른 문화를 일깨우는 일이다. 이태원을 포함한 곳곳에 근본 없는 문화현상이 우려스럽다.

   

핼러윈은 기원전 5세기경 북부 유럽에서 켈트족 겨울맞이 행사에서 유래되었다. 그들은 어둡고 추운 겨울에는 태양의 힘이 약해 온갖 정령이나 마녀가 사고를 일으킨다고 믿었다. 그래서 10월 31일에 겨울을 맞으며 귀신 분장을 하고 마을을 다니며 귀신과 친해지는 행사를 했다. 이것이 북미에서 아이들이 사탕 얻어먹는 날로, 극소수의 어른이 파행적으로 즐기는 핼러윈으로 정착했다. 이 핼러윈이 이태원 거리에 젊은이들이 몰리는 축제가 된 것은 뜬금없다. 

   

핼러윈에 비정상적으로 열광하는 현상을 우려한다. 핼러윈의 내용과 형식에 문화적 가치가 없다. 핼러윈은 이렇게 열광할 날이 아니고 이태원의 핼러윈 현상은 정상이 아니다. 차제에 이태원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축제나 활동의 가치를 재평가하며 문화오류를 수정해야 한다. 핼러윈 현상의 원인을 살펴본다. 

   

첫째로 핼러윈 현상의 원인(遠因)을 더듬어 보면 원어민 교사가 있다. 한때 영어교육 붐으로 학교와 학원에 원어민 교사가 가득했다. 그 시절 원어민 교사들은 영어학습의 흥미를 위해 10월 31일에 핼러윈 복장으로 사탕을 나누며 핼러윈을 소개했고, 그 복장으로 이태원에 모여 외로움을 달랬다. 요컨대 핼러윈은 오래된 현상이고 정리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핼러윈 열기에는 이태원의 상술도 있을 것이다. 미 8군이 이전한 상황에 이태원 상인들의 자구책 강구는 비난할 수 없다. 그러나 이태원 중심으로 이뤄지는 퀴어축제나 핼러윈축제 같은 특별한(?) 문화의 발달은 이태원은 물론 대한민국의 장래를 어둡게 한다. 당국과 이태원 상인협회는 이태원에 생산성과 도덕성이 담보된 건강한 문화 조성의 필요성을 자각하길 바란다.

   

핼러윈 과열 현상에서 젊은이들의 공허한 가슴을 본다. 공허한 가슴들이 이태원에서 사고를 당했다. 희망을 잃고 빈 가슴으로 고통당하는 젊은 세대를 돌아보지 못하는 이태원 사태수습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또 다른 사태가 다가오고 있다. 금번 이태원 사태수습이 젊은이들을 고려하고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고 수습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울러 건강한 이태원 문화 조성을 위한 사고수습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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