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vs 호날두 7번 캡틴 맞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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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vs 호날두 7번 캡틴 맞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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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로고>

내일 아침 7시 포르투갈과 조별 최종전

"16강 가고 싶다"… 대표팀 첫 맞대결



‘악전고투(惡戰苦鬪)’. 2일 오전 7시(LA시간) 포르투갈과 조별 예선 최종전을 앞두고 있는 손흥민(30·토트넘)에게 이보다 어울리는 표현은 없을 것이다. 대표팀 주장인 그는 골절된 얼굴뼈 4군데를 맞추고 월드컵 결전지인 카타르 도하에 왔다. 수술 20일 만인 24일 우루과이와의 월드컵 H조 첫 경기에 나섰다.


검은색 안면 보호대를 착용하다 보니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시야가 좁아져 주변 상황을 판단하기가 어렵다. 흐르는 땀도 플레이하는 데 방해가 된다. 마스크가 틀어질 때마다 손으로 제자리에 고정시켜야 하니 집중력도 흔들린다. 크로스나 슈팅을 하는 타이밍이 평소보다 약간씩 늦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차전에선 주장이 팔에 감는 완장이 헐거워 자꾸 흘러내려 애를 먹었다. 아예 완장을 손에 쥐고 뛰기도 했다. FIFA는 여러 팀에서 불만이 쏟아지자 ‘불량 완장’을 바꿨다.


손흥민은 가나와의 2차전에선 한국이 끌려가던 후반에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중볼을 따려고 헤딩까지 시도했다. 수술 부위에 충격을 받을지도 모르는 위험 속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이 결국 2대3으로 지고 나자 그의 SNS엔 “오늘 (활약) 한 거 없다” “아프면 쉬지 왜 나왔나” “국가대표팀에선 못하는 게 팩트다” “끝나고 울기만 한다” 등의 비난 댓글이 달렸다.


손흥민이 가나전 후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의 손을 뿌리치는 듯한 짧은 영상이 돌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아쉬운 패배에 안타까워하는 손흥민에게 몇몇 가나 대표팀 스태프가 다가가 말을 걸었다. 이때 한 사람은 어깨에 손을 대고, 스마트폰으로 기념 사진까지 찍었다. 신경이 날카로워진 손흥민은 누군가 다시 자신의 어깨를 건드리자 “내버려 두라”는 감정을 담아 몸을 뺐다. 그러나 곧이어 상대가 벤투 감독이라는 걸 확인하자 표정을 누그러뜨렸고, 어깨를 감싸며 위로를 건네는 벤투 감독과 함께 걸어 나갔다.


손흥민은 공동 취재구역에서 대표팀 선배이자, KBS 해설위원으로 현지에 온 구자철(33·제주 유나이티드)과 만나 한동안 품에 안겼다. 그가 첫 출전했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의 대표팀 주장이 구자철이었다. 둘은 2018 러시아 대회에도 함께 뛰었다. 독일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선 부상으로 결장한 기성용을 대신해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달고 뛰며 2대0 승리를 일궜다. 앞선 두 번의 월드컵에서 여러 번 눈물을 흘렸던 그는 이번에 감정을 절제하는 모습이었는데, ‘주장 선배’ 앞에서는 잠시 막내 시절로 돌아갔다.


손흥민은 취재진과 인터뷰하면서 “선수들이 고생 많이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밖에 안 나와 미안하고, 응원해 주신 팬들에게 죄송하다. 저 개인적으로도 잘하고 선수들을 잘 이끌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다들 지금까지 너무 잘해줬다. 지금처럼만 해주면 주장으로서 너무 고마울 것 같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남았다. (16강 진출) 가능성을 보고 잘 준비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성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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