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 Law] 핼러윈데이의 '이태원 클라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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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 Law] 핼러윈데이의 '이태원 클라쓰'

웹마스터

김해원

변호사 


최근에 한인 2세들이 가업을 계승하면서 부모들의 전철을 밟아서 안타까운 경우를 많이 본다. 부모들은 노동법 위반을 재수좋게 넘어갔지만, 자녀들이 사업체를 물려 받으면서 고름이 터져 고생하는 것이다. 부모들이 노동법을 잘 몰라서 소송을 당했다면, 사업을 막 물려받은 2세들은 영어는 잘 하지만 법을 준수하지 않아서 당하는 케이스를 자주 보게 된다. 어쟀든 두 세대에 걸친 불필요한 피해라는 점에서 안타깝다. 


지난 7월 스페인에서 가장 유명한 소몰이 축제인 산 페르민 축제가 북부 팜플로나 지역에서 3년만에 열렸다. 매년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이 축제는 지난 1910년 이후 겨우(?) 16명만 사망했다. 이 축제가 마지막으로 열린 2019년에는 최소 39명이 다쳤고, 쇠뿔에 찔린 사람이 8명에 이르렀다. 그래도 축제에서 마지막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2009년이다. 


수천의 참가자가 황소에 쫓기며 800여 미터 떨어진 투우장까지 비좁은 골목길을 달리는 위험한 행사인데도 사상자 숫자가 매우 적다. 반면, 지난 10월 29일 한국 이태원에서 3년만에 열린 핼러윈 행사에서는 156명의 사망자와 19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도대체 언제까지 매뉴얼 부재, 안전 불감증이라는 말만 되풀이 할 지 안타깝기만 하다. 미 언론에서도 '한국은 27년 전 삼풍백화점 사고에서 배운 것이 없다'고 꼬집었을 정도다. 


이번 사고의 근본적인 문제는 관리시스템 부재 뿐만 아니라 20~30대가 윗 세대들로부터 안전에 대해 배

운 교훈이 없어서라고 본다. 한 10년 전쯤 한국에서 온 공무원들과 할리우드보울에 공연을 보러 간 적이 있다. 그런데, 공연이 끝나고 주차한 차들이 한 대씩 차례로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고 그들은 놀랐다. "한국에서라면 서로 경적을 울리고 싸우느라 아무도 귀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핼러윈 역사가 오래된 미국에서는 원래 그날 각종 총격사고나 사건들이 많이 발생해서 각종 안전지침에 대해 며칠 전부터 정부와 학교에서 강조한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보고 진짜 한국인은 필요한 시스템 구축보다 허례허식을 더 중시한다고 느꼈다. 한국정부는 7일 동안을 이태원 참사의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 동안 각종 행사들이 취소됐다. 마치 조선시대에 국상 동안 백성들은 혼인, 도살, 중매도 하면 안 되는 수준이다. 


미국은 약 3000명이 사망한 9.11 테러에도 메이저리그 야구경기를 겨우 6일만 중단했다. 연평해전 등 다른 사고 때는 애도기간이 없었는데 지금은 왜 선포되었는지 등에 대한 설명과 기준도 모호하다. 그리고, 한국 정부는 사망자에 대한 장례비와 구호금, 유족 생계비 등을 지급하고, 부상자도 치료비를 우선 대납하는 등 지원책을 마련했다. 마치 종업원이 다치거나 임금에 대해 불평을 하면 합의문에 사인도 받지 않고 돈으로 해결하려고만 애쓰는 행태와 흡사하다.


서울시 산하 연구기관이 이미 지난해 '폭 4미터 미만의 좁은 골목에서 재난위험이 크다'는 보고서를 작성해서 서울시에 제출했지만, 정책에는 반영이 안 됐다. 마치 노동법 소송을 당해서 어떻게 인사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이도록 고용주에게 조언을 해도 안 고치는 것과 흡사하다.


한국 정가에서는 담당자들을 처벌하고 사과하라고 강요하는데, 세월호 사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던 집단들이 이태원 사고를 어떻게 이용할 지 의문이고 걱정이다. 비록 소를 잃었을지라도 외양간을 고쳐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터인데, 책임소재나 묻고 담당직원들 징계하는 데만 신경쓰는 수준이라니….

제발 이태원 클라쓰를 업그레이드하기를 부탁한다. 문의 (213) 387-1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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