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될지 몰라" 소셜연금 빨리 타자
사회보장 제도에 대한 우려로 인해 올 들어 한인 등 시니어들의 소셜연금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AP
"67세까지 못 기다리고 62세에"
조기 수령 폭증에 올 신청 17%↑
소셜기금 고갈 우려까지 겹치며
한인들, 시기 놓고 고민 깊어져
LA 한인타운에서 직장에 다니는 김모씨는 2년 후인 62세까지만 일을 할 생각이다. 그가 이 시점을 은퇴시기로 결정한 것은 건강 문제와 여유로운 여생을 보내고 싶은 마음도 작용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때부터 소셜연금을 수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령액을 감안할 때 은퇴시기를 늦춰볼까 라는 고민도 있었지만 10년안에 사회보장기금이 고갈 될 것이라는 뉴스가 터져 나오면서 결정을 굳히게 됐다”고 전했다.
올 들어 한인 등 시니어들의 소셜연금 신청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사회보장국(SSA)에 대한 대규모 예산· 인력 감축을 단행한데다 사회보장 제도의 재정적 안정과 지속 가능성에 대해 우려가 커지면서 소셜연금 조기 신청이 폭주했기 때문이다.
SSA에 따르면 올 5월까지 신규 소셜연금을 신청한 시니어는 180만명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나 치솟은 수치다. 도시연구소(Urban Institute)의 분석에서도 2025회계년도(2024년10월~2025년9월) 상반기 동안 소셜연금 수혜자는 전년 동기비 27만여명이나 급증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조기 수령자인 것으로 분석됐다. 도시연구소 측은 지난 몇 년 간의 통계를 토대로 할 때 올 회계연도에 온라인을 통한 소셜연금 신청은 400만건에 육박해 전년에 비해 52만여건, 15%나 급등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같은 상황으로 인해 소셜연금 수령 시기에 대한 한인 시니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올해 60세를 맞은 윤모씨는 “건강했던 지인이 만기 은퇴연령까지 기다렸다가 소셜연금을 얼마 받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며 “앞날은 아무도 모른다는 생각에 62세에 연금을 신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63세인 정모씨는 “만기 은퇴연령인 67세와 3년 후인 70세의 수령액 차이가 무려 1000달러나 되더라”며 “건강을 잘 유지해 앞으로 7년은 더 일을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소셜연금은 62세부터 신청할 수 있지만 평생 수입을 기준으로 은퇴 소셜연금의 100%를 지급 받게 되는 '만기은퇴연령'은 2025년 기준 1960년 이후 출생자는 67세, 1958년 출생자는 66세 8개월, 1959년 출생자는 66세 10개월이다.
62세부터 소셜연금을 신청하면 67세 보다 수령액이 약 30% 줄어들며, 반대로 70세에 신청하면 약 24%가 늘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소셜 연금 신청 건수가 급증하는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SSA에 대한 대대적인 인력 감축과 시스템 변경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SSA 전체 인력의 12% 선인 7000명까지 줄일 계획이며 많은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돌려 놓은 상태다. 이로 인해 SSA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 받는 소셜연금 등 6800만여명의 수혜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