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소득 10만달러가 저소득층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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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소득 10만달러가 저소득층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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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의 높은 주거비용으로 인해 저소득층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LA 다운타운 인근의 한 고급 아파트 전경. / 이해광 기자 


 

남가주 워낙 비싼 집값·물가 영향 

OC·SD 카운티등에선 '기준' 달라져 

한인 등 "대체 얼마를 벌어야" 한숨 

 

 

‘연 소득 10만달러가 저소득층이라고?’

한인 등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워낙 비싼 집값과 치솟은 물가때문에  남가주 일부 지역에서는 저소득층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중산층’ 소리를 듣던  ‘6자리수 인컴’ 가구 조차 저소득층으로 전락한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택 및 커뮤니티 개발국이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오렌지, 샌타바바라, 샌디에이고 등 남가주 3개 카운티에서는 1인 가구의 저소득층 기준이 곧 10만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북가주의 샌타클라라, 샌타크루즈, 샌프란시스코, 샌마테오, 마린 카운티 등이 이미 연 10만 달러를 버는 1인 가구를 저소득층으로 간주하는 가운데 남가주에서 이 같은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소득 수준을 지역 ‘중간 소득(median income)’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정의하지만 집값이 유난히 높거나 낮은 지역에서는 실제 주민들의 거주 등 생활환경을 반영해 조정한다. 연 10만 달러 소득의 경우 지역 중간 소득보다 많아도 비싼 집값으로 인해 저소득층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기승을 부리며 물가와 집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2020년부터 캘리포니아의 저소득층 기준은 높아졌다. 2020~2025년 남가주 10개 카운티의 저소득층 기준은 40%나 상향됐다. 급등한 생활비용이 반영됐다. 물론 같은 기간이 지역 전체의 중간 소득도 35% 뛰었다.


이 기간 달라진 1인 가구 저소득층 기준을 살펴보면 샌타바바라 카운티는 48%나 치솟으면서 연 9만8850달러로, 32%가 오른 오렌지 카운티는 연 9만4750달러로, 43% 급등한 샌디에이고 카운티는 연 9만2700달러가 됐다.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이들 카운티의 저소득 1인 가구 기준은 다음 조사 때 연 10만달러가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 지역의 경우 남가주에서도 집값이 가장 비싼 지역으로 꼽히는데 지난 3월 기준 중간주택가는 모두 100만달러를 상회했다. 특히 오렌지와 샌타바바라 카운티는 150만달러 선까지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실이 단순한 통계의 문제가 아니라 생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특히 사회에 진출한 지 얼마 안 되는 젊은층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안기는 현실적 위기라고 우려했다. 한 한인 직장인은 "월급은 제자리인데 물가는 치솟고 있어 몇 천, 몇 만 달러 모으기도 힘든데, 무서운 속도로 오르는 집값을 보면 힘이 쭉 빠진다"며 "그야말로 절망적"이라고 허탈해 했다. 


이에 대해 주의회의 아나마리에 아빌라 파리아스(민주·마르티네스) 하원의원은 "높은 집값은 캘리포니아 드림을 저해하고 있으며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에는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지역 사회를 발전시키고 일하는 가정에 경제적 여유를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주택 건설이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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