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새 5번 인상” 어떻게 장사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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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새 5번 인상” 어떻게 장사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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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렌트비로 인해 이전이나 폐업을 고려하는 스몰비즈니스들이 늘고 있다. 한인타운한 상가에 ‘임대’ 사인이 붙어 있다. 기사내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이해광 기자 

 

 

 


 

한인 등 업주들 치솟는 렌트비에 '한숨'

절반이 “반년 새 임대료 인상 경험” 응답 

가격 올리니 고객 ‘뚝’‥이전 고려까지 


 

 

“랜드로드가 작년 12월 3600달러이던 월 렌트비를 올 초 4000달러로 또 인상했습니다. 8년 사이 다섯 번이나 올린 셈이죠. 대체 어떻게 장사를 하라고? 이발료를 35달러에서 40달러로 조정해봤지만 도저히 감당이 안돼 결국 가게를 옮기게 됐습니다.”


LA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A씨. 수 년 간 치솟기만 하는 렌트비를 견디지 못해 오랜 기간 영업을 하던 가게를 등지고 이전을 선택했지만 마음이 편치 않다. 렌트비 부담은 조금 줄었지만, 공간은 더 협소해졌고, 단골까지 빠져나가며 장사는 더 죽을 쑤고 있기 때문이다.


스몰비즈니스 렌트비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한인 등 업주들을 옥죄고 있다. 특히 LA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스몰비즈니스 업주들은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다 렌트비까지 뛰면서 이중고로 시름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통계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은 점차 완화되고 있지만 지난 7월 기준 스몰비즈니스의 고객 당 렌트비 지불액은 전년에 비해 11%나 상승했다. 주거용 렌트비 인상 폭의 두 배 이상인 셈이다. 


일부 스몰비즈니스 업주들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부득불 가격을 올리거나 아예 장소를 이전하기도 하지만 되레 고객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울상이다.  
 

한 곳에서 자동차 수리점을 6년째 운영해 오고 있다는 B씨의 고민도 깊어만 가고 있다. 세 달 전 랜드로드가 바뀌면서 매년 4% 정도 오르던 렌트비가 올해는 무려 50%나 급등했기 때문이다. 


그는 장소를 옮길까 고민도 했지만 이전 비용이 렌트비를 더 내는 것보다 지출이 많다는 판단이 서자 눌러 앉기로 했다. 그는 "렌트비 인상분을 상쇄하기 위해 한 달 전 가격을 올리려 했지만 ‘너무 비싸다’며 고객들이 불평을 늘어놓으며 외면하는 바람에 결국 없었던 일로 마무리했다"며 “업주 입장에서 가격을 올리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결국 마케팅 전략을 바꾸고,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는 방법을 찾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렌트비에 허덕이는 스몰비즈니스 업주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비즈니스 네트워킹 업체 ‘얼라인어블’이 6000여명의 업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중 렌트비를 제때 전액 지불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무려 41%에 달했다. 또 절반 이상은 지난 반년 새 렌트비 인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기가 개선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스몰비즈니스 업주들이 렌트비 상승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일부 업주들은 렌트비 부담에 아예 매각까지 고려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한 업주는 “가게를 정리하고 싶지만 권리금을 포기하지 않으면 모를까 시장에 내놓아도 잘 팔리지 않을 것”이라며 “솔직히 렌트비가 또 오르면 언제까지 영업을 할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할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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