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의 거리에서 태어난 교회 ‘C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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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의 거리에서 태어난 교회 ‘C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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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단속으로 예배드릴 장소 후원 요청

 

2020년 팬데믹이 시작되던 해, 로스앤젤레스 코린쓰 애비뉴와 테네시 애비뉴, 퍼듀 애비뉴 일대는 노숙인들의 텐트와 낡은 캠핑카로 가득 찼다. 쓰레기 더미와 악취, 마약과 술에 취한 고성, 때로는 갱단의 위협적인 시선까지 더해진 이곳은 도시의 가장 낮은 자리였다. 대면 예배조차 어려웠던 그 시절, 거리 사역을 표방하는 CHC(Corinth Heavenly Church)의 사역이 시작됐다.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돕기 위해 도시 곳곳을 살피던 중, 이 지역을 지나며 현실을 마주한 것이 계기였다. 이후 텐트 하나하나를 찾아다니며 이름을 불러주고 손을 잡아 기도하며 성경책과 식사, 생필품을 나누는 사역이 이어졌다. 지독한 냄새와 이유 없는 욕설, 갱단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날도 적지 않았다. 남편이 해외 출장으로 자리를 비울 때면 김애영 선교사(현 협동 전도사)가 함께 동행해 거리의 형제들을 섬겼다.

CHC는 건물이나 예산, 조직 없이 시작된 교회다. 누군가의 계획이 아닌, 거리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공동체였다. 이후 폭염과 비바람 속에서도 CHC는 매주 수요일과 주일 예배를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하나 둘씩 모여 찬양과 성경을 배우기 시작했고, 삶의 변화를 간증으로 나누는 공동체로 성장했다. 마약을 끊고 금주를 결단한 이들, 오랫동안 단절됐던 가족과 화해한 사례도 이어졌다.

CHC2025년 여름, 공식적으로 비영리단체(NPO)로 등록됐다. 현재 현창윤 담임목사, 배영상 목사, 김애영 협동 전도사 등이 함께 사역을 이끌고 있다. 거리 사역을 보다 체계적으로 감당하기 위해 플러 신학교(Full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신학을 수학했으며, 한국 기독교 선교총회 선교사 안수 또한 이 사역의 연장선에 있다. CHC는 예배와 제자훈련을 중심으로 식사 나눔, 의료 및 생필품 지원, 직업훈련과 경제적 자립, 이민자·노숙인·일용직 노동자들의 공동체 회복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최근 이민자 단속에 맞춰 예배 공간 마련을 위한 기도를 시작하면서 교계에 장소 후원을 요청하고 있다.

문의 (310) 308-8192

이훈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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