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기독교 인문학] 허망한 집착을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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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의 기독교 인문학] 허망한 집착을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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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작가 고골의 <외투>라는 작품의 줄거리다. 주인공 아카키 아카키에비치는 관청 문서를 정서하는 정서관(正書官)이다. 그는 가난한 하위직 공무원이었지만 즐겁게 살고 있었다. 아카키는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으로 유명했다. 그는 성실과 열정에는 부족함이 전혀 없는 모범 공무원이었다.

   그런데 그는 다소 무능한 공무원이었다. 그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긴 간부급 공무원들이 그를 진급에 좋은 자리에 옮겨 주어도 그는 적응하지 못했다. 모두가 선호하는 직책을 맡겨도 새 직책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의 본래 업무인 정서(正書)직으로 돌아오려고 노력한다.

   이런 아카키를 주변 사람들이 무시했다. 그를 존중해 주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상관들이나 동료들은 말할 것도 없고 후배 관리들도 아카키를 골려 먹고 무시했다. 심지어 관청의 수위들조차도 그를 무시했다. 아카키는 그야말로 동네북이었지만 아키키 자신은 이런 주변 사람들의 반응과 태도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카키는 겨울이 다가오자 강추위가 힘들었다. 언제부터인가 등과 어깨가 추워 견딜 수 없었다. 집에 돌아와 즐겨 입는 외투를 꺼내보니 너무 낡았다. 천은 닳을 대로 닳아 속이 훤히 비쳤고, 안감도 갈기갈기 해졌다. 외투를 들고 재봉사에게 수선을 부탁했더니 수선불가(修繕不可)라고 했다. 그래서 새 외투를 장만하기로 맘먹는다.

   아카키는 저금통을 열어 보지만 돈이 부족했다. 그는 외투를 장만하기 위해 생활비를 줄여서 생활했다. 밤에 촛불을 켜지 않았고, 세탁물을 보내지도 않았고, 구두를 신고 걸을 때도 구두창을 아끼려고 살금살금 걸었다. 새 외투를 가진다는 희망으로 모든 것을 감수했다. 그렇게 반년 동안이나 처절하게 절약하였고, 상여금을 받아 새 외투를 장만했다.

   새 외투가 온 날은 아카키 생애 최고의 날이었다. 아키키의 상황을 아는 아카키 주변 사람들은 모두 아카키의 새 외투를 구경하려고 몰려들었다. 몰려든 모든 사람은 앞다투어 축하와 칭찬의 말로 아카키를 응원했다. 아카키도 흐뭇하게 미소를 지으며 칭찬들을 들었다. 아키키는 행복했다.

   그 소중한 외투를 입고 파티에서 술을 마시고 돌아오다 외투를 빼앗겼다. 아카키는 경찰초소에 달려가 도움을 요청했는데 소용이 없었다. 고민하던 아카키는 친구 조언대로 장관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는데 장관은 오히려 아카키에게 겁을 주었다. 아카키는 분노와 절망으로 시름시름 하다 죽는다. 그리고 아키키는 유령이 되어 자기를 무시했던 사람들을 괴롭힌다.

   고골은 이 작품을 통해 허망한 것에 집착하는 어리석음을 풍자하며 이웃의 아픔과 억울함을 무시하는 권력의 부도덕을 비판했다. 모든 사람에게 나름대로 “외투”가 있다. 그 외투를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맘은 필요하지만, 그 외투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하면 아키키처럼 파멸한다. 아울러 지위와 권력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아픔을 멸시하는 것도 옳지 않다.

   ‘외투’에 집착해 망하는 것이 어찌 아키키 이야기만일까? 용산 대통령실도 여당도 야당도, 의사도 정부도 각각 ‘외투’에 집착해 세상이 요란하다. 외투가 귀하지만 생명에 비하면 사소하기 짝이 없다. 이리저리 둘러 보자! 외투를 붙잡고 골몰하느라 진짜 중요한 것을 놓치는 치명적 실수를 범하지 않는지. 혹시 외투를 잃고 신음하는 이웃의 아픔은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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