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합격은 '조건부', 끝까지 최선 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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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합격은 '조건부', 끝까지 최선 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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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학년 때 조심해야 할 '시뇨라이티스'


고등학교 생활의 마지막 해인 12학년. 대학 입시의 마무리와 졸업을 앞둔 이 시기는 많은 학생들에게 성취의 순간이자 동시에 ‘지적 피로감’(burnout)이 찾아오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첫 3년 동안 학업, 과외활동, 표준시험 등 모든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온 학생일수록 이 시기에 정신적 탈진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현상은 흔히 ‘시뇨라이티스’(senioritis)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최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 현상은 단순한 게으름이 아닌, 과중한 부담과 장기간의 긴장 상태에서 비롯된 심리적 탈진이다. 문제는 이 시기에 나타나는 무기력과 동기 상실이 단지 기분상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성적 하락과 대학입시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시뇨라이티스는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과제를 제때 제출하지 않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시험 준비를 미루거나 학업 외 활동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식이다.

대학들은 입학 허가 이후에도 학생의 최종 학기 성적을 요구한다. 합격 이후의 나태함으로 인해 성적이 급격히 하락하면 대학 측이 입학 결정을 번복하는 사례도 실제로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 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가장 효과적인 처방은 규칙적인 신체 활동이다.

가벼운 조깅, 요가, 수영 등 하루 30분 내외의 운동만으로도 신체적 활력이 회복되며, 학업에 대한 집중력 역시 눈에 띄게 향상될 수 있다. 학업에 쫓기는 고등학생일수록 오히려 운동 시간을 ‘낭비’로 여기지 말고 재충전의 시간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의욕을 잃을수록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는지’에 대한 감각도 흐려진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목표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목표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예를 들어 ‘GPA 0.2 올리기’, ‘졸업 전까지 봉사활동 10시간 추가’처럼 명확하고 측정 가능한 목표를 적어 두고 이를 작은 단위의 과업으로 나누어 실행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과거에 이룬 성취를 돌아보고 남은 기간 안에 실현 가능한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면 다시금 동기가 살아난다. 12학년 학생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동기부여는 역시 대학 입학이라는 실질적 보상이다. 이미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미국의 많은 대학은 최종 성적 증명서를 필수 제출 서류로 요구하며, 졸업 직전의 학업 태도를 주의 깊게 살핀다.

대학은 ‘조건부 합격’(conditional admission)을 통보한 후 학생의 마지막 학기 성적이 기준 미달일 경우 입학을 취소하거나, 다음 학기로 입학을 연기하기도 한다. 대학 입시의 문턱을 넘는 순간이 게임의 끝이 아닌 마지막 퍼즐의 시작임을 기억해야 한다.

김수현 교육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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