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 버지니아선 한국어가 제3의 언어"
몽골인이 많이 거주하는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의 몽골족 타운의 한 상점에서 쇼핑객들이 몽골족 의류를 살펴보고 있다. /AP
영어·스페인어 다음 가장 많이 사용
미 주민 사용 언어 갈수록 다양해져
미네소타 몽골어, 오리건은 베트남어
버지니아와 앨라배마에서는 한국어가 영어와 스페인어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 싶다.
미국의 인종이 다양화되면서 영어와 스페인어 이외의 한국어, 베트남어에서 몽골어, 타갈로그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주민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3일 연방센서스국의 발표에 따르면 5세 이상 주민의 약 22%가 가정에서 영어 이외의 다른 언어를 사용했는데, 이는 40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나 치솟은 수치다. 지역 별로도 큰 격차를 보였는데 캘리포니아에서는 주민의 44%가 집에서 영어가 아닌 언어로 말하는 반면 웨스트버지니아에서는 이 비율이 2.5%에 불과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건국 249년만에 영어가 공용어라고 지정한 가운데 스페인어는 하와이, 메인, 버몬트 등 3개 주를 제외하면 영어 다음의 확고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제3의 언어’는 지역 별로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앨라배마와 버지니아에서는 한국어가, 미네소타와 위스콘신에서는 몽골어가 비영어 중 2위를 차지했으며 사우스다코타는 라코타어(아메리카 원주민 언어), 아칸소는 마셜어, 일리노이에서는 폴란드어가 영어, 스페인어의 뒤를 이었다.
베트남어는 조지아, 캔자스, 미시시피, 네브라스카, 오클라호마, 오리건, 텍사스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제3의 언어 지위를 유지했으며, 필리핀 사람들의 타갈로그어는 캘리포니아, 하와이, 네바다에서 세 번째 언어로 나타났다. 중국어는 델라웨어에서 비영어 중 2위에 랭크됐다.
스페인어는 전국 주민의 13.2%가 가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로 나타났지만 프랑스계 캐나다인 커뮤니티가 자리잡은 메인과 버몬트에서는 프랑스어가 영어 다음의 언어로 나타났으며 하와이에서는 필리핀 일로카노족이 사용하는 일로코어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