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정말 아껴야 해"…한인들 '짠돌이' 모드로
고 물가와 관세 전쟁에 대한 우려로 인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외식비 등 지출을 줄이고 있다. /AP
수입 제자리‥고물가에 가계 휘청
직장인은 외식 대신 도시락 싸기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 이용 확산
관세 여파 물가 치솟을까 우려까지
몇 년 째 수입은 제자리인데 고 인플레이션은 지속되고, 트럼프발 관세 전쟁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한인들이 허리띠를 더 바짝 졸라 매고 있다.
직장인들은 외식비를 아끼기 위해 도시락을 싸오고, 스타벅스가 아닌 회사 탕비실 커피를 마시고, 마켓 방문은 최대한 절제한다. 자동차 대신 열차나 버스 등 대중교통이나 도보를 선택하는 모습도 흔한 일상이 되고 있다. 이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까지 커지면서 한 푼이라도 절약하려는 소비 트렌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는 양상이다.
최근 스타벅스 커피나 외식을 줄였다는 한인들도 적잖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윤모씨는 지난달 아파트 렌트비가 월 300달러나 오른 후 ‘짠돌이 모드’에 돌입했다. 매일 아침 마시던 스타벅스의 카푸치노, 일주일에 최소 두 번은 주문하던 차이니스 푸드 등을 모두 끊었다. 그는 “한 달을 아껴 보니 그동안 얼마나 많은 지출을 했는지 알게 됐다”며 “월급이 오를 때까지만이라도 지금처럼 지갑을 열지 않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한인은 “거의 매일 도어대시 등을 통해 시켜 먹던 배달 음식을 아예 끊었더니 한달에 수 백달러가 절약 되더라”며 "카드 내역서를 보니 이젠 아까워서 음식을 주문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인 커뮤니티사이트에는 절약 경험을 남기거나 알뜰 팁을 공유하는 댓글이 넘쳐 나고 있다. 알뜰 장보기도 그 중 하나. 한 주부는 “다 쓰지 못하고 버리는 식재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일단 냉장고를 다 비운 후에 장을 본다”며 “마켓을 자주 들락날락 하다 보니 쓸 데 없는 지출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 글을 남겼다. 그는 이어 “물가가 치솟은 후 2주에 한 번 가던 코스트코도 이젠 한 달에 한 번 정도”라고 덧붙였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개솔린 가격이 무서워 열차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한인 등 직장인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LA메트로에 따르면 대중교통 이용 승객이 지난 20개월 이상 연속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올 1월 하루 평균 이용객은 91만8000여명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 상승했다.
이 같은 소비 트렌드는 주류사회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관세 전쟁과 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에 지출을 망설이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2월중 외식과 숙박 등 서비스 분야에서는 지출이 전년비 15%나 뒷걸음질 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서비스 지출이 하락한 것은 3년만에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모든 소득층에서 소비자들이 지출에 더 신중해지고 있다”며 “가뜩이나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관세 부과까지 물가를 끌어올린다면 소비는 더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